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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이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4라운드 들어 선두권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리온으로서는 크나큰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날 오리온은 이승현이 빠진 뒤 제공권에서 밀리며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다행히 다른 빅맨들이 외곽 공격과 수비에서 이승현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덕분에 78대7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20승9패를 마크중인 오리온은 선두 서울 삼성과 2경기, 2위 안양 KGC와 1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오리온이 하락세를 탄 것은 애런 헤인즈 부상 때문이었다. 오리온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헤인즈는 지난 12월 7일 KGC전에서 왼 발목 부상을 입어 한 달여간의 재활을 거쳐 이날 전자랜드전을 통해 복귀했다.
그런데 헤인즈가 돌아오던 날 이승현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이승현의 공백은 헤인즈와는 또 의미가 다르다. 득점 뿐만 아니라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키 1m97의 이승현은 탄탄한 체격과 체력을 앞세워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특히 상대팀의 외국인 빅맨을 막는데 있어 이승현만큼 효과적인 수비를 하는 선수도 오리온에는 없다.
오리온은 그동안 헤인즈의 득점과 이승현의 수비력 덕분에 지난 시즌부터 선두권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이승현의 부상 이탈은 오리온 전력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료들은 아쉬움과 함께 빠른 쾌유를 빌었다. 김동욱은 "헤인즈가 돌아온 시기에 승현이가 다쳐서 마음이 씁쓸하다"고 했고, 장재석은 "마음이 무겁다. 승현이가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온의 빅맨진은 위력적이다. 추 감독의 말대로 헤인즈 공백을 훌륭히 메운 최진수 장재석이 출전 시간을 계속해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추 감독은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이승현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패턴과 매치 등 전술을 다시 짤 계획이다. 오리온은 14일 선두인 삼성과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승현 부상 후 첫 경기서 어떤 경기력을 펼칠 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