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불운, 이승현 부상 이탈 대안 또 마련해야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1-13 10:15


고양 오리온 이승현이 12일 열린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1쿼터에 발목 부상을 당한 직후 코트에 쓰러져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고양=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이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주축 '빅맨' 이승현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이승현은 지난 12일 고양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전자랜드와의 홈게임에서 1쿼터에 발목 부상을 당했다. 1쿼터 4분이 지날 즈음 전자랜드 커스버트 빅터를 상대로 수비를 하다 점프 후 착지하는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살짝 접질렸다. 그 자리에 드러누운 이승현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결국 들것에 실려나갔고, 오리온은 장재석을 대신 기용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발목이 부어있는 상태다. 내일 오전까지 아이싱을 하고 검사를 받는다. 본인 얘기로는 지난해 중국에서 다친 그 부위라고 하는데 상태가 안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최악의 경우 인대나 뼈에 이상이 있다면 장기 결장이 불가피하다. 단순 염좌라고 해도 1주일 이상은 쉬어야 한다.

4라운드 들어 선두권 싸움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오리온으로서는 크나큰 악재를 만난 셈이다. 이날 오리온은 이승현이 빠진 뒤 제공권에서 밀리며 힘든 경기를 해야 했다. 다행히 다른 빅맨들이 외곽 공격과 수비에서 이승현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준 덕분에 78대76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20승9패를 마크중인 오리온은 선두 서울 삼성과 2경기, 2위 안양 KGC와 1경기차를 보이고 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오리온이 하락세를 탄 것은 애런 헤인즈 부상 때문이었다. 오리온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헤인즈는 지난 12월 7일 KGC전에서 왼 발목 부상을 입어 한 달여간의 재활을 거쳐 이날 전자랜드전을 통해 복귀했다.

헤인즈가 없는 동안 오리온은 12경기에서 7승5패로 비교적 선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삼성이 8승3패, KGC가 10승3패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바람에 오리온은 3위로 내려앉았다. 헤인즈 공백은 득점력과 리바운드 약화를 가져왔다. 그러나 오리온은 이승현 최진수 장재석 김동욱 허일영 등 풍부한 빅맨들을 앞세워 헤인즈 공백을 최소화했다. 실제 이들 포워드 및 센터들은 출전 시간을 늘리며 한층 안정된 플레이를 펼쳤다. 추일승 감독은 "헤인즈의 공백 기간 동안 진수와 재석이가 좋아진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런데 헤인즈가 돌아오던 날 이승현이 부상을 입은 것이다. 이승현의 공백은 헤인즈와는 또 의미가 다르다. 득점 뿐만 아니라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 키 1m97의 이승현은 탄탄한 체격과 체력을 앞세워 골밑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스타일이다. 특히 상대팀의 외국인 빅맨을 막는데 있어 이승현만큼 효과적인 수비를 하는 선수도 오리온에는 없다.

오리온은 그동안 헤인즈의 득점과 이승현의 수비력 덕분에 지난 시즌부터 선두권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이승현의 부상 이탈은 오리온 전력의 한 축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동료들은 아쉬움과 함께 빠른 쾌유를 빌었다. 김동욱은 "헤인즈가 돌아온 시기에 승현이가 다쳐서 마음이 씁쓸하다"고 했고, 장재석은 "마음이 무겁다. 승현이가 빨리 완쾌됐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오리온의 빅맨진은 위력적이다. 추 감독의 말대로 헤인즈 공백을 훌륭히 메운 최진수 장재석이 출전 시간을 계속해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추 감독은 준비를 하겠다고 했다. 이승현의 공백이 장기화될 경우에 대비해 패턴과 매치 등 전술을 다시 짤 계획이다. 오리온은 14일 선두인 삼성과 잠실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이승현 부상 후 첫 경기서 어떤 경기력을 펼칠 지 주목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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