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왜 양동근의 마인드는 클래스가 다른가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09:12


고양 오리온과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경기가 13일 오후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모비스 양동근이 오리온 헤인즈의 수비를 따돌리며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오리온은 31승 19패로 3위, 모비스는 31승 18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고양=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2.13/

모비스 양동근은 확실히 좀 다르다.

기본적으로 '박수칠 때 떠나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그는 "내가 내 역할을 못하게 되면 미련없이 코트를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지도자를 위한 준비도 철저하다. 항상 농구일지를 쓰고, 자신이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려고 한다.

'내 역할을 못하게 되면'이라는 기준은 좀 다르다. 모비스의 확고한 에이스다. 35분 정도를 뛰면서 팀의 리딩 가드이자, 주득점원이기도 하다.

베테랑들은 자연스럽게 역할이 축소된다. 이 부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베테랑의 가치가 달라진다. 10~15분 정도의 식스맨의 역할을 받아들이면, 그 베테랑은 팀에 엄청난 도움이 된다.

강력한 라커룸 리더가 생긴다. 자질있는 후배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긴밀하게 전해줄 수 있다. 감독이나 코치진이 지도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도움'이다.

그러나 양동근의 기준은 에이스다.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하면 미련없이 코트에서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기자가 13일 오리온전을 마친 뒤 '앞으로 5년 정도는 충분히 더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글쎄요"라고 미소짓는 양동근이다.


물론 이 기준점은 충분히 바뀔 수 있지만, 양동근의 내부적 원칙은 현 시점에서 그렇다.

그가 확고한 기준을 가진 바탕에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원칙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는 오리온전에서 27득점을 넣으면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4쿼터 중반 터진 연속 6득점은 대단했다.

모비스는 기본적으로 양동근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올 시즌 전 리빌딩을 얘기했던 모비스였다. 그러나 유재학 감독은 양동근의 출전시간을 여전히 많이 가져가고 있다.

올 시즌 평균 36분36초를 뛰고 있다. 2004~2005시즌부터 모비스에서 뛴 양동근은 올 시즌 가장 많은 출전시간을 가져가고 있다. 그는 한국나이로 36세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혹사논란'이 나온다. 체력적 부담감을 느끼는 양동근에 대한 출전시간의 배려가 없다는 비판이다.

물론 여기에는 모비스의 백업 멤버인 김종근과 김수찬 김주성 등이 나올 때와 양동근이 있을 때 경기력의 차이가 큰 요인도 있다. 모비스가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마당에서 핵심인 양동근을 뺄 수 없는 현실적 고충을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여러차례 얘기한 바 있다. 게다가 강인한 체력을 가지고 있는 양동근이 부상 없이 견디고 있는 점도 있다. 미묘한 문제다.

양동근은 이 문제에 대해 "선수 한 명이 힘들어서 그 선수에게 팀을 맞춘다고 하면 게임을 뛸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혹사라는 개념이 어디에 있는가.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하고, 경기를 이기려면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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