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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SK 격파, 1위 싸움 재점화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2-14 19:54


"여기까지 온 이상 끝까지 붙어봐야죠."

이제는 '점입가경'이다. 최종 결과를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울산 모비스가 정규리그 우승 싸움에 다시 불씨를 지폈다. 가능성의 정도를 떠나 모비스의 막판 분전덕분에 2015~2016 KCC 남자프로농구 정규리그는 끝가지 흥미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모비스 가드 양동근이 14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의 마크를 피해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모비스가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섰다. 14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서울 SK를 불러들인 모비스는 경기 초반부터 두 세수 위의 압도적인 기량 차이를 과시하며 결국 65대54, 11점차 승리를 거뒀다. 커스버트 빅터가 12득점-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날 승리로 모비스는 시즌 33승(18패)째를 기록하며 최근 9연승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 중인 전주 KCC와 공동 1위가 됐다. 3위 오리온과는 2경기 차이가 난다. 세 팀이 똑같이 3경기를 남겨둔 터라 모비스와 KCC의 향후 성적에 따라 1위가 정해지게 된다. 두 팀의 맞대결은 없다. 모비스는 동부-KGC-전자랜드와 경기를 남겨둔 상태. KCC는 오리온-SK-KGC를 상대한다.

사실 이날 경기 전 유재학 감독과 모비스 프런트 관계자들은 '정규리그 우승'에 관해 마음을 비워놓은 듯 했다. 유 감독은 "워낙 지금 KCC의 전력과 분위기가 좋다. 끝까지 해보긴 하겠지만, (정규리그 우승 가능성이) 별로 높진 않다"면서 "대신 우승을 못하더라도 정규리그 2위는 꼭 해내야 한다. 3위까지 밀려나면 플레이오프 때 체력적으로 너무 부담이 크다"고 했다.

유 감독이 이처럼 부담을 내려놓은 것은 모비스의 최근 경기력이 KCC에 비해 뒤진다고 판단했기 때문. 특히나 유 감독은 "이번 시즌 특히 하위팀과의 경기에서 어이없이 진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경기들이 이제오니 무척 아쉽다"며 더이상 방심하지 않고 시즌 마무리를 잘 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유 감독의 각오는 선수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진 듯 했다. 비록 상대가 8위에 4연패 중이었지만, 초반부터 강력한 수비와 빠른 속공을 앞세워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1쿼터에 함지훈이 6점을 기록하는 등 22-9로 멀리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이런 분위기는 2쿼터에도 계속 이어졌다. 2쿼터에는 모비스의 3점포가 불을 뿜었다. 송창용과 전준범이 2개씩 성공했다. SK는 2쿼터 리바운드가 12-8로 앞섰고, 2점슛 성공률도 67%(9개 시도 6개 성공)로 모비스(21%)보다 앞섰지만, 3점포의 위력을 이겨내지 못했다.

끌려가던 SK는 3쿼터에 모비스가 잠시 힘을 뺀 틈을 타 드웨인 미첼의 골밑 득점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전반 점수차가 커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모비스는 SK의 막판 추격을 여유있게 물리치고 '1위'의 자격을 증명했다.


울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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