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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39점 폭발 에밋을 어떻게 극복했나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5-12-09 20:56


KCC 에밋의 돌파 장면. 오리온은 마지막 수비에서 에밋의 돌파를 기어이 저지, 4연패의 사슬을 끊어냈다. 사진제공=KBL

KCC 단신 외국인 선수 안드레 에밋의 테크닉은 클래스가 다르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수비수는 언제든지 제칠 수 있다. 유연한 드리블과 순간적인 가속도는 최상급이다. 가장 뛰어난 부분은 잔 스텝에 의한 페이크다. 좌우돌파가 자유자재로 되는데다, 자그마한 페이크가 연속으로 이어진다. 거기에 슬로 & 퀵으로 이어지는 완급조절까지 더해진다. 때문에 도저히 막을 수 없는 돌파가 나온다.

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오리온과 KCC의 경기.

에밋은 자신의 개인기를 마음껏 발휘했다. 3쿼터까지 무려 33점을 몰아넣었다. 3점슛 3개가 포함됐다. 야투율이 무려 70%. 완벽한 공격력이었다.

경기 전 추승균 KCC 감독은 "우리 선수지만 에밋은 1대1로 도저히 막을 수 없다. 연습할 때 봐도 그런 점은 확실하다"고 했다. 문제는 에밋의 공격 효율성을 더해줄 장치다. 추 감독은 "빠른 공격을 자제시키고 있다. 상대 수비가 갖춘 상태에서 에밋은 1대1로 뚫을 수 있다. 하지만, 패턴을 거친 뒤 에밋에게 연결되면, 상대 수비가 약간 흐트러진 상태다. 이때 에밋이 공격하는 게 좀 더 효율적이다. 팀 전체적인 밸런스도 더 좋아진다"고 했다.

속공 상황에서 얼리 오펜스는 당연히 해야 하지만, 상대 수비가 정리된 상태에서 빠른 공격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의미. 최근 KCC는 일부러 지공을 펼치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이런 추 감독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매우 효율적이면서도 적절한 공격 방법이다. 최근 4연승의 원동력이었다.

그런데 오리온은 만만치 않았다. 일단 전반은 KCC가 턴오버가 많았다. 무려 11개의 실책을 범했다. 에밋도 4개나 저질렀다. 패스미스가 유독 많았다. 아직까지도 KCC의 유기적인 호흡이 부족했다.

그 틈을 오리온은 효율적인 공격으로 이어갔다. 최근 4연패의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었다. KCC는 최장신 하승진(2m21)이 있지만, 포지션별 높이는 오리온이 더 낫다. 이승현과 김동욱 문태종 허일영 등 풍부한 포워드진이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미스매치를 이용한 골밑, 때로는 빠른 패스에 의한 3점슛으로 오리온은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에밋에게는 미세한 약점이 있었다. 외곽슛 능력이 부족하다. 3쿼터까지 3개의 3점포를 모두 넣었다. 그런데 그의 슈팅폼을 보면 모두 3점 라인밖에서는 세트 슛이다. 즉, 완벽한 오픈 찬스에서만 가동할 수 있는 3점포다. 이 점은 클러치 상황에서 에밋의 공격 확률을 확실히 떨어뜨린다.

이런 성향을 알고 있는 오리온은 수비위치 자체를 전체적으로 골밑으로 떨어뜨리는 새깅(sagging) 디펜스를 사용, 에밋의 돌파를 집중견제했다.

63-63, 남은 시간은 2분5초, 피말리는 승부처가 남았다. 오리온 이승현은 두 차례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고, 결국 김동욱이 3점포로 연결했다. 그러나 KCC는 하승진이 반칙으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켰다. 조 잭슨의 골밑 돌파가 실패하자, KCC 에밋은 즉각 골밑을 돌파, 자유투 2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러자 곧바로 이승현이 역시 반칙에 의한 자유투 2개로 다시 재역전. 68-67, 오리온 1점 차 리드. 남은 시간은 18.5초.

KCC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에밋이 잡았다. 장재석이 떨어져 수비했다. 에밋은 다시 골밑을 돌파했다. 하지만 이승현을 비롯, 그를 둘러쌌다. 골밑 슛을 연결했지만, 불발됐다. 해결사 에밋을 오리온이 마지막에는 막았다.

오리온은 4연패를 끊었다. 난적 KCC를 68대67로 눌렀다. 이날 모비스 역시 전자랜드를 7대63으로 눌렀다. 나란히 20승8패로 공동 선두. KCC는 4연승이 좌절됐다. 고양=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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