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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미완의 대기인 괴물 혼혈 선수가 여자농구 판도를 바꿀 수 있을까.
두 번째 경기인 KB스타즈와의 홈경기에서도 초반 엄청난 위력을 뽐냈다. 초반 2번의 슛 미스를 하며 분해하더니, 곧 제 컨디션을 찾았다. 일단 육중한 몸으로 자리 잡는 싸움에는 타고난 모습을 보였다. 힘과 높이를 기반으로 한 골밑 득점과 리바운드, 블록슛 능력도 괜찮아 보였다. 박종천 감독은 샤데 휴스턴과의 하이-로우 플레이 등으로 첼시리가 골밑에서 손쉽게 득점할 수 있는 패턴을 자주 이용했다. 첼시 리를 처음 상대하는 KB스타즈 선수들은 계속해서 손쉬운 골밑슛을 내줬다. 여기에 첼시 리가 상대 외국인 선수 수비를 해주자 에이스 휴스턴의 수비 부담이 줄었다. 휴스턴이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은 팀에 엄청난 이득이 된다. 그렇게 전반을 39-28로 앞선 KEB하나은행이었다.
물론, 허점도 많았다. 일단 기본 플레이가 조금은 엉성해보였다. 높이와 힘을 앞세운 골밑 플레이만 집중적으로 연습한 덜 길들여진 야생마 같은 느낌. 3쿼터 상대가 강력한 도움 수비와 압박 수비를 펼치자 실책성 플레이를 연발했다. 짜여지지 않은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이 부족해 보였다. KEB하나은행이 계속 실패하는 첼시 리 패턴 플레이를 고집하다 공격을 제대로 풀지 못하며 한순간에 깊은 수렁으로 빠졌다. 11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쿼터 중반 허무한 역전을 허용했다. 가장 손쉽게 득점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방법을 쓰는 건 좋지만, 그것도 공격 성공이 됐을 때 묘책이 되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이었다. 1쿼터 신이 나 뛰더니 쿼터 막판 가뿐 숨을 몰아쉬며 교체됐다. 3쿼터 이후에도 전반에는 성공시켰던 골밑슛을 계속 놓치고 박스아웃에서도 밀리는 등 집중력 부족을 드러냈다. 결국, 체력 문제였던 것. 그나마 다행인 건, 4쿼터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며 대추격을 이끌었다는 점이다. 향후 이 부분은 경기 체력으로 보완될 여지가 있다.
본인이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넘친다. 이날 경기 패해서 아쉬웠지만 23득점 1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1, 4쿼터 활약은 엄청났다. 잘 쓰면 최고의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꼬이면 독이 될 수도 있는 모양새다. 첼시 리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여자프로농구를 즐기는 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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