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챔피언결정전 숙제는 주전 포인트가드 이승아(23)의 실전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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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아는 KB스타즈와의 챔프전 1차전에서 확실히 좋지 않았다. 25분 22초를 뛰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발이 무거운 게 눈에 띄었다. 경기 막판 승부처에서는 노마크 3점슛을 놓쳤다. 결국 팀도 3위로 챔프전에 올라온 KB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승아의 부활 여부는 우리은행에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승아는 우리은행 특유의 수비 조직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 단단하게 맞춰진 퍼즐에서 한 조각이 빠져나간 느낌. 게다가 이승아는 게임 리딩을 맡고 있는 상대 에이스 변연하를 막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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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득점은 단 2점에 불과했지만, 승부를 결정짓는 '위닝샷'과도 같았다. 74-69로 턱밑까지 쫓아온 순간, 이승아는 과감한 돌파로 KB 골밑을 파고들었고 레이업슛을 올려놓았다. 종료 1분 52초를 남기고 터진 이승아의 속공. 이 순간 '이겼다'는 감이 온 위 감독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렇게 시리즈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무엇보다 이승아가 자신감을 찾은 게 가장 큰 수확이다. 1차전의 실패로 주눅들 수 있었지만, 2차전 들어 서서히 감을 잡는 모습이었다. 아직 어린 선수지만, 지난 2년간의 챔프전 경험은 무시할 수 없다. 코칭스태프가 '올라올 선수'라고 믿었던 그가 남은 챔프전에서 팀에 '통합 3연패'를 안길 수 있을까.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