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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 1년 만에 몰라보게 달라졌다. 3점슛이 저렇게 좋아질 수 있나."
한국 남자농구가 인천아시안게임 첫 경기에서 약체 몽골을 꺾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전반전의 졸전은 끔찍했다. 안방에서 이변의 제물이 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후반 경기를 뒤집었고 스코어 차이도 제법 벌렸다. 하지만 한국 농구는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가기 위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한국이 24일 경기도 화성스포츠타운 체육관에서 벌어진 남자농구 본선 조별리그 D조 첫 경기에서 몽골을 90대67으로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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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몽골의 기를 초반에 꺾지 못해 계속 끌려갔다. 몽골의 공격이 예상 이상으로 강했다. 과거의 몽골이라고 생각했다가 큰코 다칠 뻔 했다.유재학 감독이 강조했던 압박 수비가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몽골에게 1쿼터에만 3점슛을 4개나 두들겨 맞았다. 몽골의 주득점원 퉁갈락 산치르는 전반전에 12득점을 올렸다. 그의 저돌적인 골밑 돌파에 키가 8㎝나 큰 문태영은 뒤로 밀렸다. 한국은 2쿼터 그나마 김선형의 빠른 속공으로 역전에 성공, 리드를 잡았다. 압박 수비가 되기 시작하면서 몽골의 턴오버(실책)가 나왔고, 한국이 속공으로 공격이 풀렸다.
한국은 3쿼터 문태종의 3점슛 2방을 시작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몽골은 체력이 떨어지는 동시에 집중력도 흐트러졌다. 벌어지는 점수차를 쫓아오기에 버거웠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12년 만에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출발이 상쾌하지 못했다. 스페인 농구월드컵에 참가해 5전 전패를 하고 온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몽골의 농구 수준이 몰라보게 성장했다는게 입증됐다.
한국은 요르단 처럼 이변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았다. 수모는 모면했다.
하지만 몽골전 같은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 이란과 중국 등을 넘기 어렵다. 첫 경기라 경기 초반 몸이 덜 풀렸을 수 있다. 또 약체라 방심해서 꼬였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압박 수비가 느슨하고, 골밑이 아닌 3점슛으로 공격을 푸는 방식으로는 이란과 중국을 넘기 어렵다. 몽골전 전반전이 태극전사들에게 정신을 바짝 차리는데 도움이 되는 쓴약이 될 수 있다. 한국은 25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을 갖는다.
화성=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