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만 감독 무너진 '동부산성' 부활 플랜

류동혁 기자

기사입력 2014-09-10 06:44


일본 가와사키에서 연습경기 도중 작전지시를 하고 있는 동부 김영만 감독의 모습. 류동혁 기자

지난해 동부는 부진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최하위였다.

지난 시즌 전 동부는 다크호스로 꼽혔다. 우승전력은 아니었다. 2% 부족했다. 하지만 김주성 이승준 콤비가 골밑에 버티고 있었다. 대어급 신인 두경민도 들어왔다. 충분히 상위권을 위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직력이 완전히 무너졌다. 김주성은 잔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들쭉날쭉했다. 시즌 도중 윤호영과 안재욱이 팀에 합류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상무에서 부상이 있었던 윤호영은 무리한 출전을 감행하다 탈이 났다. 결국 지난 시즌 이충희 감독은 물러났다. 그리고 김영만 감독대행 체제를 유지했다.

그의 지도력은 만만치 않았다. 바닥이었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초보사령탑으로서 만만치 않은 게임플랜과 전술을 보여줬다.

결국 동부는 결단을 내렸다. 내로라하는 감독 경력을 지닌 지도자 대신 김 감독을 택했다.

그는 1990년대 중, 후반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마산고 시절 센터였지만, 중앙대와 실업 KIA를 거치면서 완벽한 슈터로 거듭났다. 상대 수비수 앞에서 특유의 흐느적거리는 스텝과 슛폼으로 '사마귀 슈터'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감독 첫 해만에 '동부산성의 부활'이라는 엄청난 중책을 맡게 됐다. 당연히 그에 대해서 궁금한 게 많다. 9일 동부 전지훈련지 일본 가와사키에서 그를 만났다.

―일단 감독을 맡으시면서 가장 힘든 게 어떤건가요.

코치 때와는 책임감의 무게 자체가 다른 것 같습니다. 결정에 대한 책임감을 져야하니까요.


―보통 사령탑들이 취임할 때 단골 질문이 '어떤 농구관으로 팀컬러를 가져갈 것인가요'입니다.

가장 어려운 질문입니다. 사실 기존 선수들이 있고, 거기에 전략과 전술을 맞춰가는 게 가장 적합할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바라는 농구를 투영할 생각입니다.

―그럼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일단 기본은 수비입니다. 약속된 부분은 꼭 지켜야 합니다. 공격에서는 기존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생각한 형태들이 있습니다.

―지난해 최하위를 했습니다. 올 시즌 동부는 부활의 기로에 서 있는데요.

그래서 더욱 까다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더욱 의욕적입니다.

―올 시즌 동부는 다른 스타일의 외국인 선수를 뽑았는데요.

1순위 데이비드 사이먼은 정통센터입니다. 동부는 김주성과 윤호영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골밑에서 파워는 2% 부족합니다. 사이먼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앤서니 리차드슨은 높이를 지녔지만, 외곽 플레이가 능합니다. 동부에 부족한 공격에서 활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외국인 선수 교체 때마다 수시로 경기 스타일을 확실히 바꿀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그래서 준비를 좀 더 철저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이먼이 들어왔을 때 기존 선수들의 적응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리차드슨이 투입됐을 때는 다른 형태의 농구를 해야 합니다.

―리차드슨이 윤호영과 포지션에서 겹치는 부분이 있는데요.

김주성이 있지만, 윤호영이 이제 팀의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리차드슨과의 공존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떻게 해결할 생각입니까.

리차드슨을 위한 몇 가지 공격패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이 정리되면 포지션 중복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가 투입되면 골밑장악력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김주성과 윤호영을 동시에 투입하면서 그런 부작용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윤호영과 리차드슨 뿐만 아니라 선수 전원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매력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감독 첫 해 매우 까다로운 숙제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지금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웃음)

―이번 농구월드컵에서 스트레치 4(외곽을 갖춘 빅맨)에 대표팀이 많이 당했습니다. 감독님은 마산고 시절 센터에서 대표적인 슈터로 거듭났는데요. 이런 변신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고교시절부터 센터를 보면서도 슛 연습을 많이 했어요. 하루에 1000개는 기본으로 했습니다. 요즘 선수들은 개인 훈련량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개인적 노력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김영만 감독 프로필

실업기아 선수(1997)→부산 기아(1997~2002)→SK 나이츠(2002)→LG(2002~2006)→동부(2006)→KCC(2007)→중앙대 코치(2007~2008)→KB 세이버스 코치(2008)→KB 세이버스 감독대행(2008~2009년 1월)→동부 코치(2010~2014)→현 동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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