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간의 체코 전지훈련이 끝났다. 여자농구 대표팀이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한 예행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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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출범 후 첫 대표팀 해외 전지훈련, 문제의식 통했다
이번 체코 전지훈련은 1998년 프로 출범 이후 최초로 진행된 해외 전지훈련이다. 실업농구 시절 13개 팀이 프로 출범 이후 6개로 줄면서 대표팀은 큰 타격을 입었다. 과거엔 팀당 1~2명, 때론 3명씩 배출하면 아예 대표 선수가 없는 팀도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이젠 팀별 주축선수는 모두 대표팀에 나간다.
결국 대표팀 소집일수에 제한이 생기고 말았다. 실업농구 시절 일상이었던 해외 전지훈련 역시 사라지고 말았다. 국제대회에 앞서 국내에서 소집 훈련을 하기에도 일정이 빠듯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국가대표운영위원회(국대위)가 일찌감치 움직였고, 20년만의 금메달이라는 목표 아래 프로팀들도 동참했다. 두 달 가량에 불과했던 대표팀 소집 기한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1진이 110일, 세계선수권에 나서는 2진이 70일로 확대됐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프로 출범 이래 첫 해외 전훈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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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표팀은 지난 5월 중순 평창의 한 재활센터에서 처음 소집돼 체력 및 재활훈련을 통해 기초 체력을 다졌다. 이후 두 차례의 소집훈련이 진행됐고, 해외 전훈까지 이어졌다.
마치 시즌을 준비하듯, 대표팀 선수들이 함께 오랜 시간을 훈련했다. 아무리 소속팀에서 날고 기는 선수들이라도 함께 호흡을 맞추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기량은 100% 발휘되지 않는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 예선 때 3개월 가까이 합숙훈련을 진행한 일본이 우리를 넘어섰던 전례도 있다. 이번 대표팀은 이런 문제를 확실히 파악해 움직였다.
조기소집으로 조직력 극대화, 하은주 활용도 OK
전폭적인 지원 아래 코칭스태프도 분주히 움직였다. 위성우 감독은 오랜 시간 소속팀 우리은행을 떠나 대표팀에 맞는 전술을 짰다. 특히 조직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강훈련을 진행했다.
우리은행에 부임할 때부터 지독한 훈련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에선 소속팀처럼 할 수 없다. 아마 우리은행 선수들도 대표팀 훈련을 보면 오고 싶어할 것"이라며 웃었다.
대표팀은 조기소집으로 인해 일찌감치 손발을 맞춘 효과를 봤다. 선수단 분위기 역시 최고였다. 실제로 전지훈련에서 관찰한 대표팀의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 효과적인 패턴 플레이가 나왔고, 수비 조직력 역시 뛰어났다. 이번 전훈에서는 신체조건이 뛰어난 선수들을 상대로 몸싸움과 리바운드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보디체크 훈련이 등장하고, 실전에서 유럽과 북미 선수들과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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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하은주는 3일간 3경기가 열린 4개국 초청대회에서 평균 12분 50초를 뛰었다. 매일 경기에 나섰음에도 컨디션에 문제는 없었다. 대표팀은 이 시간 동안 공수에서 하은주를 이용한 전술을 집중점검했다. 스피드가 느린 하은주지만, 적극적으로 공수에 가담하면서 단점을 최소화하고 높이라는 장점을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대표팀의 화두 세대교체, 희망을 봤다
위성우 감독은 전지훈련을 마친 뒤 "이번 대회를 통해 몸싸움 같은 부분에 대해 적응도를 높였다. 올해가 지나면 세대교체를 하게 될텐데 의외로 고참들 외에 밑에 선수들이 잘해줘 희망적"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실제로 맏언니 이미선(35)과 에이스 변연하(34), 센터 신정자(34)는 나란히 "마지막 대표팀"을 외치고 있다. 이번 대회 금메달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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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위 감독은 이번 전훈을 통해 김단비(24) 박혜진(24) 등의 출전시간을 끌어올리며 베테랑들에게도 숨통을 틔워줬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4강전과 결승전이 연달아 열린다. 베테랑들의 체력안배가 적절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금메달 전망은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백업멤버들이 들어갔을 때에도 주전 같은 효과가 나와야 한다. 위 감독은 김단비의 컨디션이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음에도 꾸준하게 기회를 주면서 감을 찾게 만드는 등 이 부분에 포인트를 뒀다.
대표팀의 금메달 맞수인 중국과 일본이 1진을 세계선수권대회에 파견하면서 금메달 전망이 밝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비가 없다면, 눈앞의 금메달을 놓칠 수 있다. 하지만 위성우호는 변수를 최소화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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