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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나의 것!"
여자 프로농구 최종 챔피언은 과연 어떤 팀이 차지하게 될까.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KB스타즈, 세 팀의 감독과 선수들은 모두 '우승'을 자신있게 목표로 내걸었다. 결과는 해봐야 알지만, 자신감만큼은 막상막하다.
출사표도 팀이 처한 상황에 따라 미묘하게 갈렸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정규시즌 1위를 해서 챔피언전에 직행했기 때문에 여유는 있다. 그러나 신한은행이든, KB스타즈든 상대하기 어려운 팀이다. 준비를 차분히 해서 어느 팀이 올라오든지 좋은 경기를 치르겠다"고 했다. 비장함보다는 신중함이 엿보이는 출사표였다.
반면 먼저 혈전을 펼쳐야 하는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과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은 보다 직접적이고 굳은 각오를 내보였다. 임 감독은 "지난 시즌에 챔피언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챔피언 타이틀 탈환의 의지가 엿보이는 첫 마디. 이어 임 감독은 "이번 시즌에는 준비를 많이 했다. 리그 초반에는 부상 선수가 많았지만, 지금 어느 정도 회복돼서 다시 한번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기대해달라"며 플레이오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필승의 기세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KB스타즈 서동철 감독의 각오도 무척이나 비장하고 뜨거웠다. KB스타즈는 여자프로농구 6개 팀 중에 유일하게 우승을 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다가 올해는 창단 50주년이 되는 해다. 여러모로 우승에 거는 기대와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서 감독은 "시즌 전 미디어데이 때 많은 분들 앞에서 올해 창단 50주년을 기념해 꼭 우승하겠다고 공언했다. 비록 정규리그는 3위에 그쳤지만 플레이오프에 올라와 우승에 도전할 기회가 왔다. 약속을 지키겠다"며 역시 챔피언을 노리겠다고 공언했다.
우승자가 가려지기 위해서는 우선 플레이오프 승자부터 나와야 한다. 플레이오프 파트너인 신한은행과 KB스타즈는 각자 장점을 극대화 해 최소 경기로 승부를 끝내겠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하고 있다. 임 감독과 서 감독 모두 "플레이오프는 2경기에서 끝내겠다"고 했다. 2연승을 해야 체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그래야 우리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뜻.
이는 선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신한은행 최윤아는 "플레이오프를 이겨야 챔프전에 올라갈 수 있다. 정규리그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큰 경기를 많이 치른 강점이 있으니 최대한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KB스타즈 정미란은 "시즌 개막 이전에 우리가 3강에 들거라고 아무도 예상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3강에 들었다. 이 기세를 몰아 플레이오프에서 다 뒤집는 경기를 보여주겠다"며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훈련을 하면서 챔피언결정전 파트너를 기다려야 하는 우리은행 주장 임영희의 각오는 또 약간 달랐다. 임영희는 "시간적인 여유가 약간 있다. 그러나 우리도 체육관에서 열심히 훈련하면서 기다릴 것이다. 체력적인 면이 변수가 될 것 같다"며 은근히 신한은행과 KB스타즈가 많은 경기를 치르고 올라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외국인 선수들의 기싸움도 치열했다. 미디어데이에 앞서 열린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외국인선수상을 받은 KB스타즈 모니크 커리는 "처음이나 지금이나 당연히 우승이 목표"라면서 "나는 팀의 일원으로서 꾸준한 활약을 해왔다. 그게 가장 큰 강점이다. 또 다른 선수들보다 나이도 많아 경험이 풍부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외국인선수 노엘 퀸은 "신한은행 스트릭렌이나 KB스타즈 커리는 공격력이 좋지만, 나는 리바운드와 수비에 강점이 있다. 우리 팀도 더 빠르고 강하다"면서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신한은행 스트릭렌은 "내 강점은 스피드"라면서 "팀플레이도 내가 훨씬 더 잘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플레이오프에 대한 긴장감은 이렇듯 미디어데이에서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보이지 않는 말의 칼부림이 쉴 새 없이 오갔다. 과연 실전에서는 어떤 팀이 웃게 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