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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5라운드 최강팀을 꼽으라면 단연 오리온스다. 오리온스는 지난 8일 모비스마저 제압하며 8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12월18일 KT와의 4대4 트레이드 이후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던 조직력이 4라운드부터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11일 SK와의 일전을 앞두고 "트레이드 이후 수비가 좋아졌다. 장재석이 골밑을 지키고, 최진수가 외곽을 맡게 되면서 수비가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좀더 견고해져야 한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앤서니 리처드슨의 내외곽에 걸친 활발한 공격이 오리온스의 득점력을 높이고 있다. SK 문경은 감독은 "우리팀 애런 헤인즈가 토종 빅맨들과 융화되면서 기량이 늘었듯, 리처드슨도 장재석 최진수 김동욱 등 빅맨들의 도움을 받으며 좋아진 것 같다"며 "오늘은 어떻게든 리처드슨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빅맨들간 싸움이 관전포인트라는 얘기.
SK의 기세는 3쿼터에도 이어졌다. 심스와 최부경의 연속 득점으로 SK가 40-41까지 추격해오자 오리온스는 타임을 불렀다. 이후 허일영이 3점슛 2개를 포함해 8득점을 연속으로 올리며 51-42로 다시 달아났다. 하지만 SK는 쿼터 후반 밀착 개인방어로 오리온스의 리처드슨과 외곽포를 차단한 뒤 착실하게 추격전을 전개하며 49-53으로 점수차를 더욱 좁힌 채 3쿼터를 마쳤다. 리처드슨은 3쿼터서 2득점에 그쳤다.
4쿼터는 초반부터 치열한 수비싸움이었다. 오리온스는 개인방어의 밀착도를 더욱 높였다. 협력 수비도 여러차례 펼쳤다. SK의 공격을 막는 사이 김동욱과 윌리엄스 등 빅맨들이 득점을 올려 57-49로 앞서 나갔다. SK가 4쿼터 첫 득점을 올린 것은 3분39초경이었다. 하지만 SK도 쿼터 중반 타이트한 개인방어로 맞섰다. 공격에서는 침묵하던 김선형이 3점포를 터뜨리며 점수차를 좁혔다. 오리온스는 4쿼터 7분10초 즈음 김동욱의 3점슛으로 6점차로 앞서 나갔지만, 헤인즈의 자유투로 꾸준히 점수차를 좁힌 SK는 쿼터 종료 1초1을 남기고 김선형이 3점슛을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SK가 오리온스의 상승세를 막았다. SK는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혈전 끝에 94대87로 승리했다. SK는 모비스를 반 게임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가 됐다. 8연승을 달리던 오리온스는 리처드슨 퇴장 후 막판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간 김선형은 22점을 넣으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잠실학생체=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