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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효과 전혀 없었던 삼성, 졸전 끝에 6연패 수렁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1-22 20:47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2013-2014 프로농구 경기가 22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삼성 이동준이 코트에 넘어지며 공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양=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4.01.22/

힐 효과는 전혀 없었다.

삼성이 야심차게 외국인 센터 허버트 힐을 영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참혹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삼성은 22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경기에서 59대76으로 완패하며 6연패 수렁에 빠졌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6위 오리온스와의 승차가 3경기로 벌어지며 6강 경쟁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

5연패로 하락세이던 삼성에게 허버트 힐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카드였다. 하루 전 동부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마이클 더니건을 내주고 힐을 영입하며 6강 진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삼성이었다. 경기 전 만난 김동광 감독은 "열심히 해줄 것을 당부했다. 부상 회복 후 경기를 뛰지는 않았지만 체계적으로 훈련을 해왔다고 하더라"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상대인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도 "보통 첫 경기에서는 잘하는 경우가 많은데"라며 은근슬쩍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힐 효과는 없었다. 1쿼터 막판 교체로 코트를 밟은 힐은 이날 경기 총 17분38초를 뛰며 11득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복귀 후 새 팀에서 첫 경기를 치른만큼 9득점이면 괜찮은 활약이 아니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든든한 골밑 자원을 원하던 팀의 기대에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경기 체력이 부족한 듯 얼마 뛰지 않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상대 선수들과의 몸싸움과 자리싸움에서 밀리며 득점, 리바운드를 허용했다. 공격에서도 예전의 위력을 드러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패배의 원인을 힐에게만 돌릴 수는 없었다. 시즌 최악의 경기였다. 공격에서도, 수비에서도 어이없는 플레이들이 이어졌다. 공격에서는 한 선수가 공을 잡으면 나머지 선수는 모두 우두커니 서서 구경을 할 뿐이었다. 수비는 자동문 수준이었다. 오리온스 선수들은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손쉬운 찬스를 잡으며 쉽게 득점을 성공시켰다. 2쿼터에 일찌감치 점수차가 벌어지며 긴장감 없는 경기가 이어졌다. 이미 경기가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김동광 감독은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작전타임을 연신 불렀지만 달라진 플레이는 없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경기 전 "가드라인의 부진이 뼈아프다"고 했다. 시즌 내내 이동준과 더니건이 고군분투했다. 하지만 가드라인에서 득점이 나오지 않으니 전체 팀 밸런스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이정석은 과부하가 걸렸다. 김승현은 수비가 문제다. 박재현은 마음만 급하다. 이관희가 그나마 득점을 해줄줄 아는데 그것도 잘 안된다"라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이정석이 혼자 10득점하며 분전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앞선에서부터 경기를 풀지 못하니 골밑에 있는 힐에게 찬스가 나지 않는 것은 당연했다.


고양=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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