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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역을 치른 후 한 달여만의 만남, 혈투를 넘어 명승부였다.
SK와 KCC가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헤인즈 사태'가 발생했던 지난해 12월14일 이후 36일만에 만났다. 이날 경기는 징계를 소화하며 자숙기간을 거쳤던 SK 애런 헤인즈의 활약 못지 않게 SK 김선형과 KCC 김민구의 가드 싸움도 승부의 중요한 볼거리였다. 하락세를 겪고 있는 김민구가 상승세의 김선형을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 뜻.
2쿼터 들어 김선형은 수비에서도 김민구를 적극적으로 마크했다. 김민구는 2쿼터서 어시스트 없이 3점슛 1개만 넣었을 뿐 김선형에 막히며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김민구가 돌파 또는 패스 공간 찾기가 무척 힘겨웠다. 김민구가 막히자 KCC는 골밑으로 들어가는 패스가 적었고, 턴오버도 잦았다. 2쿼터서만 KCC는 6개의 턴오버를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상대에게 골밑과 중거리 슛을 너무 쉽게 내줬다. KCC의 조직력이 흐트러진 사이 SK는 전세를 뒤집어 31-25로 전반을 앞선 채 마쳤다.
승부의 갈릴 수 있는 3쿼터. 두 가드의 기싸움은 더욱 치열했다. 3쿼터 2분께 김선형의 어시스트를 받은 김민수가 3점포를 터뜨리자, 김민구는 개인돌파에 의한 골밑슛을 터뜨린 뒤 가로채기 후 윌커슨에게 앨리웁슛을 연결시켰다. 7~10점차로 이끌려가던 KCC는 3쿼터 6분25초 김민구가 3점포를 성공시켜 42-47로 따라붙었고, 대리언 타운스와 노승준의 득점에 힘입어 48-49로 한 점차로 추격하며 4쿼터를 맞았다.
KCC는 4쿼터 시작하자마자 윌커슨, 박경상, 이한권의 3점슛 3개를 앞세워 57-49로 전세를 뒤집었다. 4쿼터 초반 다시 투입된 김민구는 나오자마자 3점포를 터뜨렸고, SK가 3-2 지역방어를 쓰자 헤인즈를 상대로 적극적인 돌파를 시도하며 수비를 흔들기도 했다. 그러나 SK 3-2 드롭존에 KCC는 공격의 활로를 뚫지 못했다. 김선형은 4쿼터 6분께 헤인즈의 스틸을 받아 속공을 성공시켰고, 7분45초에는 강병현을 앞에 두고 덩크슛을 림에 꽂아넣었다. 경기 막판은 두 가드의 경연장이었다. 4쿼터 종료 53초를 남기고는 김민구가 전광석화같은 돌파로 레이업슛을 성공시켰다. 스코어는 70-67로 KCC의 리드. 그러나 김선형이 4초7을 남기고 3점포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김선형은 연장 들어서도 분위기를 끌고 갔다. 김선형은 연장 초반 70-72로 뒤진 상황에서 골밑슛과 중거리슛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SK는 최부경, 박상오의 슛이 터졌고, 연장 종료 1분을 남기고는 헤인즈가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6점차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SK가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SK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연장 끝에 82대74로 승리했다. 김선형이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선형은 극적인 동점 3점슛에 연장에서만 결정적인 슛 2개를 터뜨리는 등 2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KCC 김민구는 16득점, 9어시스트로 분전했지만, 2% 부족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을 펼치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제스처를 보인 헤인즈는 18득점, 10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부산에서는 KT가 KGC를 73대65로 꺾었고, 오리온스는 고양에서 동부에 78대69로 승리했다.
잠실학생=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고양=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