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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사과를 계속해?"
이른바 '헤인즈 사태'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SK 나이츠와 KCC 이지스가 한 달여만에 맞붙었다. SK와 KCC는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4라운드 경기를 가졌다. 지난해 12월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 SK 애런 헤인즈가 KCC 김민구를 고의로 밀치며 부상을 입힌 이후 36일만이다.
그리고 사건 이후 이날 처음으로 두 선수가 만난 것이다. 경기전 양팀 선수들이 코트에서 몸을 푸는 동안 헤인즈는 통역과 함께 슈팅 연습을 하고 있던 김민구에게 다가갔다. 김민구는 악수를 청한 헤인즈의 손을 반갑게 받으며 인사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헤인즈는 "다시 한 번 미안한다는 말을 하고 싶다. 큰 부상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코트에서 열심히 뛰자"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민구는 "지나간 일이다. 지금은 괜찮다. 경기에서 열심히 하자"라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취재진을 향해 밝은 표정으로 포즈까지 취했다.
SK 문경은 감독은 경기전 "헤인즈가 온 다음에 우리가 하락세인데,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눈이나 얼굴을 맞고도 파울을 안불면 스트레스가 있을텐데 다 참고 경기를 한다"며 "지난 5년간 쌓아온 이미지가 한 순간 무너졌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나가면서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 감독은 "다음번 전주경기(2월6일)때 다시 사과를 할 생각인데, 허 재 감독님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다. 사과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기에서 제대로 플레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KCC 허 재 감독은 여전히 담담했다. 헤인즈가 김민구에게 직접 사과를 했다는 말을 듣고는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 이미 지나간 일이고 사과는 충분히 했다. 징계도 다받았다"며 "죽을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이제는 자연스럽게 경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며 '쿨'하게 답했다.
허 감독은 이어 "선수간 화해도 코트에서 만나면 자연스럽게 악수하고 그러면 된다. 괜히 여러번 하면 오버하는 느낌도 있다. 이미 구단을 통해 SK가 그일 때문에 더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 지나간 일"이라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양팀 사령탑 모두 '과거의 일'로 담담하게 묻어두고 싶어하는 눈치였다. 이날 헤인즈와 김민구 모두 스타팅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잠실학생체=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