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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혈투' 프로농구 3강, 그들의 아킬레스건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4-01-19 10:38 | 최종수정 2014-01-19 10:38



이번 시즌 남자프로농구는 모비스-SK-LG가 선두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더욱 재미있다. 전력, 분위기 상 세 템의 3강 구도가 시즌 막판까지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뚜렷한 개성이 있는 세 팀은 각자 스타일의 농구를 앞세워 우승에 도전한다. 세 팀의 강점은 그동안 많이 조명됐다. 그렇다면 세 팀의 아킬레스건은 과연 무엇일까. 이 약점을 극복해야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모비스 '사고뭉치 벤슨 어떻게?'

모비스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안정감이다. 유재학 감독의 전술 아래, 어떻게 보면 딱 정해진 공식같은 농구를 하기 때문에 기복이 적을 수밖에 없다. 선수 구성도 좋다. 양동근과 이대성이 앞선에서 공-수를 확실히 분담하고 있고, 득점이 필요할 때는 문태영을 찾으면 된다. 로드 벤슨-리카르도 라틀리프-함지훈의 밑선도 좋다.

그런데 이번 시즌 벤슨 때문에 유독 애를 먹고있는 모비스다. 경기력, 절제 능력 등에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2m8의 큰 키에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과 수비로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하던 벤슨의 모습이 아니다.

17일 SK전이 그랬다. 원체 성공률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경기 후반 벤슨이 자유투에서 조금만 더 집중력을 보여줬더라면 모비스는 SK를 꺾을 수 있었다. 자유투까지 가는 과정을 눈여겨봐야 한다. 그만큼 골밑에서 확실한 마무리를 짓지 못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이번 시즌 유독 경기 중 흥분을 참지 못한다는 것이다. SK전에서도 4쿼터 스크린 과정에서 쓸 데 없는 밀치기 행위로 공격자 파울을 범해 상대에 흐름을 넘겨줬다. 경기 후반 화를 참지 못하고 돌발행동을 해 팀 승리를 방해한 경우가 벌써 수차례다. 유 감독이 따로 불러 면담을 했을 정도. 벤슨은 "앞으로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을 하지만 이번 시즌 풀린 고삐가 쉽게 조여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문제는 벤슨이 제 역할을 해줘야 모비스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라틀리프 역시 수준급 센터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기술, 경험에서 앞서는 벤슨이 골밑을 책임져줘야 한다.

SK '헤인즈 의존증 줄여라'


SK 문경은 감독이 이번 시즌 자주 꺼내는 말이 있다. "헤인즈에 의존하지 않고 다른 선수들도 살리는 플레이를 하겠다"였다. 실제로, 문 감독은 김민구(KCC) 가격 파문으로 헤인즈가 5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것을 기회로 여겼다. 이 때를 틈타 선수들이 또 다른 외국인 선수인 코트니 심스와의 호흡을 맞춰볼 것을 기대했고, 실제로 심스와 국내 선수들이 좋은 조화를 보이며 남은 시즌 전망을 밝게 했다.

하지만 헤인즈 복귀 후 SK는 다시 비슷한 팀 컬러로 돌아가고 있다. 결국, 승부처에서 문 감독이 찾는 선수는 헤인즈 뿐이다. 이를 두고 문 감독을 비난할 수는 없다. 감독 입장에서는 가장 확률 높은 카드를 꺼내 어떻게든 득점을 만들어내야하기 때문. 헤인즈만큼 확실한 공격수는 현재 KBL 리그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헤인즈 의존증이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단, 다른 국내 선수들이 공격에 있어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또, 계속되는 헤인즈의 공격 패턴이 언제까지 통한다는 보장도 없다. 특히, 플레이오프 같은 단기전에서 한계를 드러낼 확률이 크다. 한 팀과의 계속되는 연전이기에, 상대가 SK의 공격 패턴을 쉽게 읽을 수 있고 헤인즈 공격에 대한 특별 대비책도 들고 나올 수 있다. 이어지는 경기에 헤인즈의 체력도 문제가 된다.

그렇다고 심스를 중요하기도 힘들다. 골밑에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해주는 것이 아니다. 심스가 들어가면 SK 특유의 3-2 드롭존과 빠른 속공이 실종된다. 또, 심스가 골밑에 있을 경우 김선형의 활동 반경이 줄어들어 돌파에 이은 무서운 골밑 득점을 보기도 힘들어진다.

LG '감독도 걱정하는 선수들의 경험'

LG는 전자랜드-오리온스-KT 중위권 세 팀이 잇달아 패하며 한계를 드러내는 듯 했다. 하지만 복병 KGC에 대승을 거둔 후 SK와 삼성까지 격파하며 다시 선두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 그만큼 LG에 힘이 생겼다는 뜻이다.

위에서 보여지듯 LG에 가장 큰 문제는 기복이다. 포인트가드 김시래 "우리팀의 가장 큰 강점은 분위기를 탄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양날의 검이다. 한 번 불이 타오르면 무섭게 타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맥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장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경험이다. 매 경기 선수들의 컨디션이 100%일 수는 없다. 부상 선수들도 나올 수 있다. 좋든, 안좋든 상황에 맞게 선수들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그러기에는 LG 선수들은 경험이 부족하다. 특히, 경험이 가장 필요한 가드라인이 어리다. 김시래, 유병훈, 박래훈 등은 아직 신인티를 벗지 못했고 양우섭도 큰 경기 경험이 없어 안정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키 맨이 문태종이 된다. 슈터이지만 경기 중간중간 템포를 조절하는 조율 능력도 보여준다. 문제는 체력 문제로 문태종이 긴 출전시간을 소화하는 것은 무리가 따른다는 점. 그리고 경기를 완전히 지배하기에는 스피드와 드리블 등에서 한계를 보인다는 점 등이 문제다.

결국, 젊은 선수들이 꾸준함을 유지하는게 관건이다. LG 김 진 감독은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며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점들이 많이 보인다. 선수들의 부족한 경험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이번 시즌 최대 변수가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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