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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샤데, 신한은행-우리은행 수비벽 넘을까?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4-01-09 15:38 | 최종수정 2014-01-09 15:39


◇삼성생명 샤데 휴스턴이 2일 KB스타즈와의 경기에서 레이업슛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제공=WKBL

'특급 용병일까 아닐까?'

여자 프로농구 삼성생명이 중위권 판도를 흔드는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말과 연초에 3위를 달리고 있는 KB스타즈를 연달아 꺾는 등 3연승을 달리며 공동 4위까지 뛰어오른 것. 하나외환과 최하위를 주고 받던 모습에서 완전히 탈피한 셈이다.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3위 KB스타즈와의 승차도 어느새 2경기로 줄어들었다.

삼성생명의 돌풍을 이끄는 가장 핵심은 단연 외국인 선수 샤데 휴스턴(28)이다. 시즌 초반 아킬레스 파열로 일찌감치 짐을 싼 주전 외국인 센터 애슐리 로빈슨을 대체해 팀에 합류한 샤데는 한국 무대 데뷔전인 지난달 29일 KB스타즈전에서 29분14초를 뛰며 25득점,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어 지난 2일 다시 만난 KB와의 경기에서는 한술 더 떠 무려 39득점을 퍼붓는 '원맨쇼'로 팀에 3연승을 선사했다.

2경기를 뛴 것에 불과하지만 평균 득점이 32점이다. 샤데의 합류 이전까지 경기당 평균 60득점을 간신히 넘으며 6개팀 가운데 가장 열악한 공격력을 보였던 삼성생명에 천군만마가 따로 없다. 스피드가 좋고 탄력이 뛰어나다. 미들슛의 정확도도 좋은 편이다. 샤데는 지난해 7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선택되지 않았지만 WNBA 시즌이 끝난 후 지난달 중순까지 스페인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었기에, 첫 경기부터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다. 일찌감치 샤데를 대체 선수로 꼽고, 스페인리그가 끝날 때를 기다려온 삼성생명으로선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하지만 샤데는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있다. 2경기만에 너무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다. 샤데의 첫 경기에선 홍보람이 6개의 3점포를 넣으며 23득점으로 활약, 내외곽이 조화를 이뤘지만 2번째 경기에선 삼성생명이 던진 74개의 슈팅 가운데 샤데가 무려 51개를 던졌다. 샤데 이외에 두자릿수 득점을 올린 선수는 없었다. 분명 비정상적인 수치다.

물론 이제 2경기 출전에 불과한 샤데로선 다른 선수와의 호흡이 불충분하고 팀플레이에 익숙치 않기에 차라리 개인기에 의존하는 것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다. 문제는 샤데가 WNBA에 뛸 때부터 팀원들과 함께 하는 농구보다는 개인 플레이에 익숙한 선수라는 점이다. 볼 소유욕이 다소 강하고, 슈팅을 난사하는 경향도 있다. 이 경기 이후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동안 팀의 패턴 플레이에 얼만큼 녹아들지는 미지수다.

게다가 샤데는 KB스타즈전에만 2번 나섰다. KB는 정선화가 부상으로 아예 이번 시즌 1경기도 뛰지 못하면서 센터 포지션이 취약한 대표적인 팀이다. 이 역할을 대신하는 김수연과 정미란은 정통 센터가 아니다. 여기에 에이스 역할을 하는 모니크 커리는 뛰어난 공격에 비해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 경기당 리바운드도 평균 32.8개로 6개팀 가운데 최하위다. 즉 샤데로선 KB의 골밑을 마음대로 휘저을 수 있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뛰어난 수비 조직력을 바탕으로 2강을 형성하고 있는 우리은행, 신한은행과의 경기를 해봐야 비로소 샤데의 제 실력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 삼성생명은 10일 신한은행에 이어 12일 우리은행과 연달아 만난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은 "샤데가 뛰어난 선수임에는 분명하지만, 외국인 드래프트에서 뽑히지 않았다는 점은 그만큼 약점이 있다는 뜻"이라며 "효과적으로 막아낼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샤데가 집중 마크를 뚫고 여전히 20득점 이상의 활약을 해준다면 삼성생명으로선 더할 나위가 없다. 혹은 막힌다고 하더라도 샤데로 인해 파생되는 공격 찬스를 국내 선수들이 해결해준다면 충분히 대등한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삼성생명의 상승세는 단숨에 꺾이게 된다. '뚫느냐, 막히느냐', 삼성생명의 향후 행보는 샤데에게 달렸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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