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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로드먼의 농구 외교, CNN과 설전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4-01-08 11:33


NBA(미프로농구)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43)은 '악동'으로 불렸다. 5번이나 NBA 챔피언에 올랐을 정도로 상복이 많았다. 끈질긴 수비로도 유명했다. 선수 시절 카메라맨의 사타구니를 차서 합의금을 물어주고 경기 출전 정지를 당한 적도 있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헐크 호건과 프로 레슬링을 하기도 했다. 선수로 은퇴한 후 행보는 어디로 튈 지 모를 정도다. 영화배우로 변신해 액션 영화에도 출연했다. TV 토크쇼에도 나가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해부터 북한을 자주 방문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 정부는 로드먼의 방북을 개인적인 일로 간주하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 방문했고, 6일 다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8일)에 맞춰 친선농구 경기를 위해 케니 앤더슨 등 NBA 출신 선수들과 함께 북한에 갔다.

로드먼의 잦은 북한 방문을 두고 시선이 곱지 않다. 로드먼은 정치적인 의도 없이 그냥 해왔던 농구를 하러 간다고 말한다. 로드먼은 김정은 위원장을 '친구'라고 칭하고 있다. 로드먼은 미국에 억류 중인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의 석방 요구 등의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일부 해외 언론은 로드먼이 아일랜드의 유명 베팅업체 패디 파워의 후원을 받고 이번 방문을 준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패디 파워는 방북 이벤트를 후원하지 않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세번째 방북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던 로드먼은 6일 베이징에서 이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만날 것이다고 말했다.

로드먼과 함께 간 6명의 전직 NBA선수들의 이력도 눈길을 끌고 있다. 앤더슨은 파산 상태로 고교팀 농구 코치를 하다 해임됐다. 클리프 로빈슨도 파산으로 빈털털이로 알려졌다. 빈 베이커는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렸다. 길거리 선수 4명도 동행했다.

로드먼은 7일 CNN 시사프로그램(뉴데이)에 출연했다가 앵커(크리스 쿠오모)와 설전을 벌여 다시 주목받았다. CNN은 북한에 체류 중인 로드먼 일행과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과정에서 앵커가 "고모부(장성택)를 죽이고 미국인을 인질로 잡은 김정은 같은 사람을 친구라고 하느냐"고 묻자 로드먼은 "신경 안쓴다. 나의 친구(김정은)를 사랑한다"고 받아쳤다. 흥분한 로드먼은 잠깐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로드먼은 왜 자신이 하는 일을 비판하고 무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데이비드 스턴 NBA 총재는 로드먼의 방북에 대해 개인적인 일이며 NBA에서 도와줄 건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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