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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하위 KGC가 헤인즈 없는 1위 SK를 잡았다.
단순히 외국인선수 한 명이 빠진 것만이 아니다. SK는 이미 지난 시즌부터 팀 전술이 헤인즈에 최적화돼 있다. 문경은 감독은 올시즌을 앞두고 심스의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했지만, 막상 시즌에 들어가니 쉽지 않았다. 3-2 지역방어는 물론, 헤인즈에 맞춰진 득점루트 또한 문제였다. 결국 헤인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심스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일단 심스가 들어가면 SK 특유의 3-2 지역방어는 가동할 수 없다. 맨투맨 수비를 펼쳐야 하는데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걱정된다. 또한 헤인즈 같은 해결사가 부족해 승부처에서 공격이 막힐 가능성도 있다.
심스는 공격력은 다소 아쉽다 하더라도 수비나 리바운드 등 궂은 일에 있어서는 능하다. 문 감독이 기대하고 있는 그림이 그 것이었다. 그동안 헤인즈가 들어갔을 땐 국내선수들이 공격보단 수비에 치중했다면, 이제 심스를 기용할 때 국내선수들이 공격 쪽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해주면 된다고 봤다. 팀의 공수 밸런스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시험대에 오른 SK는 단단하지 못했다. 1쿼터부터 흔들렸다. 경기 초반 오세근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하더니 상대의 빠른 공수전환에 고전하며 쉽게 점수를 내줬다. 3점슛 2개 포함 10득점을 올린 김선형이 아니었다면 점수차가 크게 벌어질 뻔했다. 1쿼터부터 18-22로 뒤진 채 출발했다.
SK는 2쿼터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SK 특유의 스피드가 살아났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주도권을 쥐면서 수차례 속공을 연속시켰다. KGC를 6점으로 막는 사이 22점을 몰아치며 40-28로 크게 앞서갔다.
하지만 SK는 3쿼터 초반 타이트해진 KGC의 수비에 고전했다. 급기야 3쿼터 중반 44-44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김민수와 변기훈의 외곽포가 터지는 등 KGC가 보인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55-48로 맞은 4쿼터, SK는 심스가 5반칙 퇴장당하면서 위기에 봉착했다. 국내선수만으로 3-2 지역방어를 썼지만, 빈틈이 보였다. 김윤태에게 3점슛을 2개 얻어 맞으면서 1점차로 좁혀졌고, 에반스의 골밑슛으로 역전이 됐다.
KGC는 3쿼터 빛을 발한 수비 조직력이 더욱 굳건해졌다. 반면 헤인즈가 없는 SK는 마지막에 슛을 쏠 해결사가 없었다. 공이 제대로 돌지 않았고, 결국 시소게임 끝에 KGC에 패배하고 말았다. 마지막 KGC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KGC가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원정경기에서 70대67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윤태와 양희종이 14득점씩 올렸고, 김태술이 13득점 5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숀 에반스는 12득점 14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잠실학생=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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