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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은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다른 한 팀은 연패를 끊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였다. 각각의 승리해야만 하는 이유를 가지고 있었던 안양 KGC와 원주 동부의 4라운드 맞대결은 KGC의 91-72 완승으로 끝이 났다. KGC는 이 날 승리로 무려 5연승을 달성하게 됐고 동부는 3연패의 늪에 빠졌다.
엔트리의 절반가량이 부상에 신음하고 있는 KGC와 에이스 김주성이 부상으로 빠진 동부의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과연 무엇일까? 그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식스맨의 활약'이었다. 승리한 KGC의 식스맨들은 주전 선수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오히려 더 나은 활약으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반면에 동부는 주전과 식스맨 간의 큰 격차를 여실히 확인하며 홈경기에서 무기력하게 대패를 당했다.
5일 경기에서 이 3명의 선수는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우선 김태술 대신 선발로 출장한 신인 김윤태는 22분을 뛰며 프로 데뷔 이후 최다인 8득점 4어시스트로 안정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동부의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이 날 30분 동안 8득점 2어시스트를, 소속팀의 주전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25분 동안 무득점 2어시스트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김윤태의 활약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그렇지만 김윤태의 활약도 정휘량과 최현민의 활약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최근 들어 놀라울정도로 기량이 향상된 두 선수는 이 날 나란히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며 무려 29득점을 합작했다. 특히 정휘량과 최현민 모두 50% 이상의 야투 성공률을 과시하며 주전 선수들을 능가하는 기량을 뽐냈다.
그렇다면 패한 동부의 식스맨들의 활약은 어땠을까? 동부는 부상으로 결장중인 김주성을 비롯해 박지현, 이광재, 이승준 등이 확실한 주전급 선수고 그들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선수들 모두가 식스맨이다. 이 날도 동부는 무려 7명의 식스맨(김명훈, 최윤호, 김영수, 진경석, 김봉수, 박지훈, 윤이규)이 경기에 나섰다.
동부의 7명의 식스맨은 5일 경기에서 합계 70분가량을 뛰었다. 하지만 3점슛 2개를 적중시킨 가드 김영수와 리바운드 8개를 잡아 낸 센터 김명훈만 그나마 자신의 몫을 해냈을 뿐 나머지 선수들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남겼다.
이 날 KGC와 동부의 식스맨들의 활약이 얼마나 크게 차이 났는지를 확실히 체감하기 위해서는 식스맨들의 총 득점을 비교해 보면 된다. 5일 경기에서 KGC의 3명의 식스맨은 합계 68분가량을 뛰며 37득점을 올렸다. 반면에 동부의 7명의 식스맨은 합계 70분가량을 뛰며 17득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식스맨들의 점수에서 무려 20점이나 차이가 난 것이다.
KGC가 이 날 91-72로 19점차의 승리를 거뒀음을 감안하면 식스맨의 득점력에서 두 팀의 승패가 뒤바뀌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동부는 국내 주전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득점에서 KGC에 55-54로 1점을 앞서고도 식스맨 점수에서 완벽히 밀리며 패하고 말았다.
선수들의 무더기 부상에도 불구하고 자신감이 붙은 식스맨들의 맹활약으로 인해 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KGC. 하지만 부상 선수가 김주성 한 명뿐임에도 불구하고 그 빈 자리가 크게 드러나며 연패에 빠진 동부. 장기 레이스에서 식스맨들이 자신감을 갖고 성장해 나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깨닫게 해 준 두 팀의 5일 승부였다.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