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스 중국 전지훈련에는 코칭스태프의 애정을 듬뿍 받는 이가 있다. 그런데 그 애정이 다소 강도가 세다. 전술훈련 때마다 강한 다그침을 받는다. 언제나 힘차게 "네 알겠습니다"를 외치는 이 선수, 외형부터 우직해 보인다. 바로 오리온스의 신인 센터 김승원(23)이다.
사실 고교 때나 대학 때 김승원은 궂은 일 전문이었다. 신체조건이 워낙 좋으니 스크린 걸고 리바운드 잡는 것만 잘해줘도 효과가 커보였다. 하지만 이젠 좀더 다양한 전술에 녹아들 때다. 김승원은 "패턴 같은 것을 많이 틀려서 고치려고 노력한다. 코칭스태프가 말씀해주실 때마다 곧바로 바꾸려 한다. 다음에 같은 실수를 안 하기 위해서인데 처음보다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우직해 보이지만, 김승원은 사실 프로에 오기 전엔 훅슛과 왼손 레이업슛이 안될 정도로 '미완성'인 선수였다. 그는 "원래 감각적인 부분에서 좀 부족하다. 볼 다루는 것에 대해 엄청나게 연습했다. 지금도 많이 약해 더 연습해야 한다"며 "경기에서 써봤는데 오른손만 쓰는 게 버릇이 되서 연습을 더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리바운드와 노마크일 때 던지는 미들슛"을 꼽았다. 중국에 온 뒤 공식경기 때마다 2m15의 장신센터에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승원은 "외국인선수 수비는 자신 있다. 자리만 쉽게 내주지 않으면 막을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김승원은 "프로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김주성 선배님을 많이 닮고 싶다"며 "체형이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르지만, 마인드를 닮고 싶다. 꾸준하지 않나. 성실함의 대명사라는 소리가 부럽다"고 했다.
넘고 싶은 선수도 있었다. 역시 자신의 바로 앞에서 지명된 SK 빅맨 최부경이었다. 김승원은 "부경이가 먼저 갔으니 제가 따라 잡아야 하지 않겠나. 힘하고 미들슛은 제가 낫다. 우선 부경이부터 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푸신(중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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