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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나이츠는 지난 2011-2012시즌 19승 35패로 9위에 그치며 4시즌 연속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농구판의 LG 트윈스라 불릴 정도로 좀처럼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SK는 2012-2013시즌을 앞두고 팀의 전력 극대화를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바로 김선형과 김효범, 김민수 등 핵심 선수 3명의 포지션 변경에 착수한 것이다.
프로 데뷔 시즌의 엄청난 활약덕분에 올림픽 최종예선 국가대표로까지 활약한 김선형의 포지션 변경에 대해서는 우려의 소리가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슈팅가드 포지션에서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젊은 선수를 소속팀의 사정 때문에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냐, 과연 '포인트가드' 김선형이 지난 시즌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겠느냐 등등의 걱정들이 많다.
그렇지만 김선형이 엄청난 노력파 선수라는 점, 곁에 주희정이라는 포인트가드 멘토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가 양동근과 같은 듀얼가드를 꿈꾸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그의 포지션 변경은 팀과 개인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포인트가드 김선형의 변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SK는 김선형의 기존 포지션이었던 슈팅가드에 김효범과 변기훈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긴다.
정확한 외곽슛과 돌파 능력을 두루 갖춘 김효범은 모비스 시절 KT의 조성민, 상무의 정영삼 등과 끊임없이 비교되며 KBL을 대표하는 최고의 슈팅가드로 불렸다. 그 덕분에 김효범은 흔히 말하는 'FA 대박'을 통해 SK로 이적했다.
하지만 김효범의 SK 이적은 '득'이 아닌 '독'이 되고 말았다. 그의 부족한 수비력을 커버해주던 양동근이 곁에 없어지자 단점인 수비력은 더욱 부각됐고, 팀 사정상 스몰포워드로 뛰는 경우가 잦아지면서 그가 보유하고 있던 경쟁력도 사라지고 말았다. 이적 이후 공수에서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이지 못한 김효범의 이름 앞에는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먹튀'라는 표현이 함께 하게 됐다.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어진 김효범의 슈팅가드 포지션으로의 귀환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큰 신장과 외곽슛 능력 등 슈팅가드로서의 매력은 여전하고 지난 시즌 주전 슈팅가드로 활약한 김선형이 포인트가드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만약 슈팅가드 김효범이 모비스 시절과 같은 임팩트를 보여준다면, SK는 박상오, 김민수, 김동우 등 넘쳐나는 스몰포워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김민수 (파워포워드 ☞ 스몰포워드)
김민수는 한동안 꾸준히 국가대표에 승선할 정도로 승승장구 했다. 그의 큰 신장과 용수철 같은 탄력, 그리고 준수한 외곽슛 능력 등은 볼거리 농구에 목말라하던 국내 농구팬들에게 한 줄기 빛을 선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팀 사정상 자신이 선호하는 스몰포워드보다 파워포워드로 활약하는 시간이 많았던 김민수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팀과 함께 추락을 거듭했다. 골밑에서의 몸싸움을 즐기지 않는 그의 플레이 스타일이 팀에도, 본인에게도 결국 손해가 된 것이다. 심지어 김민수는 지난 2년 동안 부상으로 인해 31경기에나 결장하고 말았다.
실망감을 안겨온 김민수에게 다가오는 시즌은 '기회'다. 골밑에서의 무게감을 자랑하는 신인 최부경의 가세로 인해 스몰포워드로 활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 지난 시즌처럼 파워포워드로도 뛰어야 하지만, 적어도 최부경과 함께 뛸 때만큼은 그의 가진 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만약 스몰포워드 김민수가 만족스러운 활약을 펼쳐준다면 SK는 보유하고 있는 포워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됨은 물론이고, 높이의 우위도 챙길 수 있게 된다.
김선형, 김효범, 그리고 김민수까지. 핵심 선수 3명의 성공적인 포지션 변경은 다가오는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을 꿈꾸는 SK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과연 김선형과 김효범, 김민수는 포지션 변경에 멋지게 성공하며 소속팀의 5시즌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 수 있을까? <홍진표 객원기자, SportsSoul의 소울로그(http://blog.naver.com/ywam31)>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