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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SK 최고참 주희정(35)은 '다산'의 대표주자다. 2002년 아역 탤런트 출신 박서인씨와 결혼 이후, 서희 서정 지우(남) 서우 4남매를 뒀다. 아이 2명 낳기를 꺼리는 세상에 주희정은 4명을 낳았으니 매우 용감한 남자다.
주희정은 알아봐주는 농구팬들이 많다. 가족과 함께 외출했을 때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는다. 그럼 첫째 딸 같은 경우 싫은 내색을 숨기지 않는다고 한다. 그만 좀 찍자는 것이다. 시샘이다. 그는 "자식이 이제 아빠가 이런 사람이구나 알 때쯤 되니까 은퇴할 나이가 됐다"면서 "훌륭한 사람 보다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아빠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올해로 프로 15년차다. 1997년 고려대를 중퇴하고 나래(현 동부)에 연습생 신분으로 입단했다. 그후 신인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 팀 우승 등 웬만한 상은 다 받았다. 또 국내 역대 최다 경기 출전, 최다 어시스트, 최다 스틸, 최다 트리플 더블 등 숱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당장 그만 둬도 미련이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주희정은 다음달 13일 개막하는 2012~13시즌에 백업으로 나가게 된다. 프로 2년차 후배 김선형을 도와주는 역할이다. 천하의 주희정도 세월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는 출전시간이 줄어드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대신 백업으로 나가 5분을 뛰더라도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는 주어지는 시간이 5분이더라도 40분 풀타임을 뛸 정도로 준비를 하는 게 힘들다고 했다. 40세까지 보조 역할이라면 충분해 보인다.
그리고 우승 욕심도 안 부리기로 했다. "우승 안 쫓아가려고 한다. 지난 시즌까지 성적과 연봉을 다 욕심 냈는데 이번 시즌부터는 하나씩 비우고 자연스럽게 오는 걸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했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