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세로 프로농구 10개팀 감독 중 최연장자. 6년만에 감독으로 복귀한 김동광 신임 삼성 감독의 얼굴과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명가 재건에 2년이면 충분하다"며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해온 내가 알고 좋아했던 농구를 불사르고 싶다. 선수들의 열정과 하나가 되는 농구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지난 1일 꼴찌를 한 삼성을 재건하라는 특명을 받고 감독으로 선임된 김 감독은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라는 팀워크를 강조하며 조직 농구로 팀 체질개선을 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계약기간에 연연하지 않는다. 삼성이란 명문팀이 많이 무너졌다. 그것을 재건 시키는데 2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삼성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라는게 필요하다. 지난시즌 해설자로 경기를 보면서 느낀 것은 선수들에게 나라는 개념이 너무 많은것 같았다. 나를 탈피해서 우리라고 생각하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현재 삼성 전력을 평가한다면.
김승현 이정석 이시준이 있는 가드진은 다른 팀에 약한 모습은 보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3번 슈터자리가 문제인데 FA에도 좋은 선수가 별로 없다. 베테랑인 이규섭을 활용할 생각이다. 4번과 5번 자리 역시 FA로 나오는 선수가 많지 않고 규정이 까다로워서 영입이 쉽지 않지만 가능하다면 보강해야한다. 트레이드도 열려있다. 우리팀에 현재 좋은 선수가 많이 없기 때문에 선수간의 트레이드가 힘들 수도 있지만 채널은 열어놓을 것이다. 팀워크 안되는 부분을 추스르고 4번 자리를 조금 보강하면서 계단 밟듯이 한계단, 한계단 올라가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외국인 선수를 뽑는 기준은.
몸값 기준이 좀 떨어져서 크게 좋은 선수는 안나올거라 생각한다. 그래도 상위 4명 중 한명을 뽑을 수 있다. 우리 팀에 맞는 용병을 가려야 한다. 앞선이 빠르고 현란한 농구를 할 수 있어 그 스타일에 맞게 높이도 있으면서 기동력도 갖춘 는 선수를 데려올 생각이다.
-감독 중에서 최고령인데.
그들은 되고 난 안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젊은 감독은 되고 늙은 감독은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주시면 감사하겠다. 농구에 대한 열정을 선수들과 함께 발산할 수 있으면 되지 않나. 내가 가지고 있는 농구에 대한 지식은 어느 감독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들에게서 배울 게 있으면 배우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들(젊은 감독)도 나에게서 배울 점이 있지 않겠나.
-현장을 떠나 행정가의 길을 걷고 해설자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나.
예전에 감독할 땐 내가 굉장히 강했다. 내가 생각하는 것만 맞다고 했었다. KBL 경기이사, 해설가 하면서 갈무리하는 법도 배웠고, 선수한테 강요하지 않고 내 주관을 합리화 하고 선수를 이해시키고 이해하는 것도 배웠다. 현장에서 떠난 시간이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팀을 리빌딩할 생각인가.
리빌딩이라기 보다는 체질개선에 가깝다. 현재 우리가 선수를 얼마나 보강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체질개선이 중요한데 조직적인 농구를 추구하는 것이다. 공격 농구를 하면 좋겠지만 그것은 경기당 평균 30점을 넣을 선수가 필요한데 우리 팀엔 없다. 그렇다면 5명이 10점 이상 득점하는 그런 조직농구가 필요하다. 조직농구를 쉽게 표현하면 '나보다 더 좋은 찬스가 나면 줘라'다. 옆에 동료에 수비수가 없는데도 욕심을 내 무리하게 공격하는 경우가 있는데 욕심내지 말고 줘야한다. 농구는 개인 운동이 아니고 단체 운동이다. 소리를 같이 내야한다. 내가 그것을 돕겠다.
-이상민 코치에게서 기대하는 것이 있다면.
이상민 코치는 현역에서 떠난지 얼마되지 않았다. 현재 선수들과 함께 뛰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감독에게 얘기하지 못하는 것을 이 코치에겐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해설자로 본 김승현의 상태는 어떤가.
자전거를 3∼4년 안타다가 타면 조금만 하다보면 잘 탈 수 있다. 기술적인 것은 안변한다. 조금만 훈련하면 그게 나온다. 결국은 체력이다. 내가 생각하는 김승현의 체력은 70% 정도 밖에 안된다. 최고의 테크니션이었는데 후배들에 밀려 하프라인 넘는 것도 쉽지 않다. 체력 때문이다. 아마 본인의 자존심이 허락을 안할 거다. 체력만 보완하면 별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2년간 본인이 하고 싶은 농구는.
중학교 1학년때부터 농구를 해왔다. 내가 알고 있던, 좋아하던 농구를 불사르고 싶다. 내가 생각한 농구를 하기 위해서 2년간 선수들의 열정을 뭉쳐서 그 열정이 하나가 되는 농구를 해보고 싶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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