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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PO서 만난 허 재-유재학, 누가 웃을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2-03-04 18:29


지난 2010년 3월, 2009-2010시즌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우승컵에 손을 대고 함께 포즈를 취한 KCC 허 재 감독(오른쪽)과 모비스 유재학 감독. 스포츠조선DB

'농구대통령' 허 재 감독과 '만수' 유재학 감독이 다시 만난다.

KCC가 4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88대82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1승23패로 KT와 동률을 이뤘지만, KT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밀리면서 4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6강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확정됐다. 6강부터 빅매치다. 4위 KCC와 5위 모비스가 7일부터 5전3선승제의 일전을 치른다.

두 팀의 맞대결은 두 사령탑의 자존심을 건 대결로도 볼 수 있다. KCC 허 재 감독은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게 갚아야할 빚이 있다. 은퇴 후 첫 지휘봉을 잡은 2005-2006시즌, 허 감독은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KTF에 2연승을 거두고 4강에서 모비스를 만났다. 감독 데뷔 첫 해부터 정상을 바라봤지만, 허 감독의 발목을 잡은 건 유 감독이었다. 당시 KCC는 1승3패로 정규시즌 1위 모비스에게 패했다. 허 감독은 유 감독이 통합우승을 차지한 2006-2007시즌에는 최하위를 기록하며 자존심을 더 크게 구겼다.

2009-2010시즌에는 정상에서 만났다. 진검승부였다. 모비스는 정규시즌 1위였고, KCC는 3위로 6강 플레이오프부터 차근차근 올라왔다. 허 감독은 2008-2009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리고 있던 상황. 하지만 KCC는 또다시 모비스에게 2승4패로 무릎을 꿇었다.

KCC는 전신 현대 시절에는 모비스의 전신 기아에게 약하지 않았다. 97-98시즌과 98-99시즌 모두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아를 꺾고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초대 신선우 감독에 이어 두번째로 지휘봉을 잡은 허 감독은 유독 모비스에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허 감독은 현역 시절 '농구대통령'으로 명성을 떨쳤다. 이런 그의 발목을 두번이나 잡은 유 감독 역시 선수 시절 '천재 가드'로 불렸지만, 현역 생활은 짧았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성공시대를 열었다. 정규시즌 우승 4회, 통합우승 2회를 차지했다. 98-99시즌 35세의 젊은 나이로 감독 생활을 시작한 뒤 벌써 14시즌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통산 최다승(384승) 감독이기도 하다. 물론 이 기록은 현재진행형이다.

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어느 팀이건 이기게 되면 한번씩 만날 수 있는 팀이다. 3위 자리는 신경쓰지 않았다"며 "챔피언결정전에 가느냐, 못가느냐 싸움이다. 또한 우승이 목적이지 2위하러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상대로 결정된 모비스나 유 감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챔프전'과 '우승'을 강조하면서 모비스를 반드시 꺾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KT는 부산에서 LG를 73대69로 제압하고 3위를 확정지었다. 8일 홈에서 6위 전자랜드와 플레이오프 첫 경기를 갖는다. LG는 8위 오리온스가 패하면서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모비스는 동부와의 원정경기서 78대72로 승리하며 올시즌 동부 상대 5연패에서 벗어났다. 동부는 이날 패배에도 불구하고 승률 8할1푼4리로 역대 최초로 정규시즌 8할 승률을 넘어선 팀이 됐다. 잠실에서는 SK가 전자랜드를 85대76으로 꺾었고, 안양에서는 홈팀 KGC가 삼성을 93대77로 대파했다.


고양=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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