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10연승-정규리그 1위 등극도 가능하다

KGC가 천적 21일 천적 전자랜드에 시즌 첫 승을 거두며 6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이날 승리는 의미가 크다. 일단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3전 전패, 그리고 8연패를 이어오던 전자랜드에 완승을 거둬 선수들의 사기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여기에 선두 동부를 넘어설 발판을 마련한 경기이기도 했다.

3전 전패, 전력 문제는 아니었다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GC이지만 전자랜드만 만나면 작아졌다. 21일 경기에 앞서 3번을 만나 모두 패했다. 객관적인 전력 차이라기 보다는 상대적인 문제였다. KGC의 한 선수는 "전자랜드가 우리를 압도하는 팀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특정팀이 어려운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포지션의 문제다. 전자랜드는 문태종, 이현호, 함누리, 이한권 등 빅포워드들이 많다. 우리 팀은 유독 투지 넘치는 빅포워드들이 많은 팀에게 고전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문태종, 이현호 등을 꽁꽁 묶어 힘을 못쓰게 했다.

이상범 감독은 심리적인 부분을 지적했다. 이 감독은 "1, 2차전은 거의 잡은 경기였다. 하지만 선수들이 방심해 마지막에 역전패를 당했다. 3라운드 경기는 선수들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을 가졌다. 새로 영입된 허버트 힐을 막지 못한 부분도 겹쳐 허무하게 패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우리 전력이 처지는게 아니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했다. 한 번만 승리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4번째 맞대결에서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앞으로 이어질 전자랜드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동부, 게 섰거라

KGC는 어느새 선두 동부를 1경기 차로 추격하게 됐다. 부담됐던 전자랜드전 고비를 넘기고 6연승을 이어가 그야말로 최고의 분위기다. 여기에 경기 일정도 좋다. 하위팀인 모비스, SK, 오리온스, 삼성과의 4연전이 이어진다. 이 분위기라면 10연승의 가능성도 충분하다.

여기에 경쟁상대 동부가 휘청이는 것도 플러스 요인이다. 동부는 주전 포인트가드 박지현이 어깨부상을 당하며 당분간 출전하지 못한다.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많아 체력적인 문제점도 노출하고 있다. 정규 시즌 1위 자리를 충분히 넘볼 수 있다. 이 감독과 괴물신인 오세근도 "1위 자리를 욕심내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시즌 전 KGC의 이런 돌풍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자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상상 이상이었다. KGC의 상승세로 더욱 흥미로워진 이번 시즌 프로농구다.


김 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