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상무 함지훈 특이한 특별관리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 중국과의 경기에서 조우펑을 제치고 돌파를 시도하는 함지훈. 스포츠조선 DB

"살 못빼면 외출·외박 금지!"

다이어트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휘트니스센터의 구호가 아니다.

군인 선수로 복무중인 함지훈(상무)에게 내려진 조치다.

함지훈의 원 소속팀 모비스가 독특한 '특별관리'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모비스에게 함지훈은 '마지막 잎새'같은 희망이다. 8일 현재 7위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의 올시즌 구상은 간단 명료하다.

함지훈이 제대하는 내년 2월 3일까지 6위권에서 버티자는 것이다. 함지훈이 복귀하면 모비스는 11경기를 남겨놓게 된다.

용병과도 로포스트 싸움이 가능한 함지훈은 양동근과 함께 모비스의 핵심 전력이다. 포인트가드 양동근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팀에 함지훈이 가세하면 시즌 막판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그래서 함지훈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복귀하기를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 '특별관리' 대책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최근 임근배 코치를 시켜 상무 장찬곤 감독에게 특별 부탁을 했다. 함지훈이 살을 빼지 못하면 외출이나 외박을 금지시켜 달라는 것이었다.

군인에게 외출·외박은 유일한 즐거움이자 희망이다. 키 1m98의 함지훈의 적정 체중은 100㎏이다. 입대하기 전 절정의 기량을 보일 때 유지했던 무게다.

최근 함지훈은 2∼3㎏ 정도 체중이 불었다 빠졌다는 반복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유 감독은 몸무게 100㎏을 유지할 수 있도록 혹독하게 관리해 달라고 부탁을 넣은 것이다.

임근배 코치가 경희대 후배인 장 감독에게 거의 매일 전화를 걸어 함지훈의 몸상태를 체크하는 일도 빼놓지 않고 있다.

함지훈에 대한 '특별관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유 감독은 오는 12일 시작하는 농구대잔치에 함지훈이 풀타임으로 전력을 쏟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농구대잔치는 상무와 대학팀들이 모두 참가해 벌이는 한시즌 최대 규모 아마농구 대회다. 보통 제대를 앞둔 선수들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고 혈기 넘치는 대학 선수들을 상대하다가 다칠 것을 우려해 몸을 사리게 된다.

하지만 유 감독은 "혹시 부상을 해도 그건 운명에 맡길 뿐이다"면서 "제대 직전 마지막 대회에서 전력을 다해 경기감각을 유지하고 와야 전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며 고삐를 늦추지 않을 태세다.

제대 말년에 때아닌 '고생길' 열린 함지훈이다. 그래도 소속팀의 같한 관심에 기분은 좋다.
최만식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