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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스, 이동준 공백 최진수로 메울까?

이명노 기자

기사입력 2011-11-18 13:53


오리온스 신인 최진수(앞쪽)가 17일 고양에서 열린 동부와의 홈경기에서 동부 윤호영과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고양=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2011.11.17


최진수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까.

최하위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부와의 홈경기에서 75대80으로 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패배에도 불구하고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4쿼터 중반 11점차까지 벌어지며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동부 선수들이 지친 틈을 타 추격전을 펼쳤다. 종료 21초전 허일영의 3점슛이 터지면서 75-76까지 쫓아가기도 했다.

하지만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특히 종료 직전 공격에서 동부의 두터운 트리플포스트를 뚫지 못하는 장면에서는 이동준이 생각날 수 밖에 없었다. 이동준은 지난 11일 KCC전에서 불의의 무릎 부상을 입었다. 복귀까지는 5주 가량이 소요된다는 판정을 받았다. 오리온스에게 이동준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이동준은 그동안 크리스 윌리엄스와 함께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왔다. 루키 최진수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서 이동준과 윌리엄스의 콤비플레이는 팀의 유일한 활력소였다.

추일승 감독은 이동준의 공백을 백업빅맨인 민성주로 메운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민성주는 지난 2일 삼성에서 트레이드된 선수다. 아직 오리온스 선수단에 완전히 녹아들지 못했다. 추 감독은 이에 대해 "성주를 트레이드로 데려온 게 그나마 다행이다. 아직 호흡 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으려면 성주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성주는 17분14초를 뛰면서 2득점하는데 그쳤다. 우려대로 다른 선수들과 호흡이 좋지 못했다. 대신 최진수의 움직임이 돋보였다. 윌리엄스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33분42초를 뛰면서 14득점 8리바운드를 올렸다. 부족한 슈팅력은 어쩔 수 없었지만, 동부의 빅맨 사이에서 고군분투했다. 로드 벤슨-김주성-윤호영의 트리플포스트 속에서 적극적인 수비를 펼치고 리바운드를 따내는 장면은 최진수의 미래를 기대케하는 모습이었다.

추 감독은 민성주의 기용시간을 늘리면서 최진수를 제 자리로 보내겠다고 했지만, 최진수에겐 지금의 옷이 더 맞는 듯 하다. 골밑에서 윌리엄스와의 호흡도 좋았다. 이동준이 돌아왔을 때 최진수의 활용방안을 다시 고민해볼 만 하다.

추 감독은 "사실 진수에게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기대감이 큰 데 대해 압박도 많이 받고 있다"며 "그래서 최대한 부담을 떨쳐주려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진수는 모처럼 마음껏 날았다. 전보다 움직임이 편안해 보였다. 사실 최진수의 포스트 기용은 추 감독이 구상했던 방안과는 거리가 멀다. 성장을 위해서는 본인이 가장 편안한 상태로 만들어줘야 하지 않을까. 최진수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도 같다. 다른 방법을 고민해 볼 만한 시기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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