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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유난히 대어급 신인들이 많다. 특히 '빅4'는 프로농구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차세대 주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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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의 기량은 흠잡을 데가 없다. 최근 KT와의 연습경기에서 맞대결 상대인 송영진을 무력화시켰다. KT의 주전 파워포워드인 송영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힘과 기술, 그리고 높이를 두루 갖췄다. 두뇌 플레이도 뛰어났다. 국가대표팀을 거쳐 신인답지 않은 노련미까지 붙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김주성급'이다.
김선형도 톱 클래스 슈팅가드의 잠재력을 지녔다. 매우 빠르고, 속공처리가 날카롭다. 팀동료 주희정과의 콤비 플레이도 기대된다. 인상적인 것은 빠르면서도 여유가 있다는 점이다. 운동능력이 뛰어나 의지만 있다면 리바운드 가담에 의한 팀 공헌도도 높힐 수 있다. 김진수는 기본적으로 높다. 주로 스몰포워드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김진수의 높이는 수준이 다르다. 높은 타점을 이용한 미들슛도 정확하다. 함누리는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가 높다. 수비 리바운드가 좋고, 속공가담능력은 톱 레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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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근의 단점을 지적하긴 쉽지 않다. 미세한 약점은 공격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순발력을 이용한 스핀무브는 수준급이지만, 파워를 이용한 포스트 업 이외에는 공격패턴이 한정적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슛폼이 좋지 않다. 그러나 실전에서는 성공률이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거꾸로 말하면 슈팅에 대한 기복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 프로에서는 오세근을 1대1로 맡을 수 있는 토종센터들이 많다. 밀리진 않겠지만, 단조로운 공격패턴으로는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기도 쉽지 않다.
김선형은 경기의 맥을 짚는 능력이 떨어진다. 슈팅가드는 포인트가드의 보조 게임리드를 해줘야 한다. 하지만 김선형이 이런 역할을 해 줄지는 의문이다. SK의 팀 입장에서는 승부처에서 김선형의 게임리드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높이가 낮고, 슈터가 많은 팀의 특성상 이런 게임리드 능력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진수와 함누리의 공통적인 약점은 수비다. 최진수는 수비에서 '트위너'다. 슈팅가드를 막기에는 스피드가 떨어진다. 포지션을 이동하면 복잡해진다. 몸싸움에 문제가 생기고, 팀과의 조화도 엉켜버린다. 오리온스 추일승 감독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했다. 함누리는 중앙대 시절 탄탄한 수비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수비가 약하다. 아무래도 프로와 아마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수비만 보완하면 매경기 30분 이상 출전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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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프로에서 어떻게 적응하느냐다. 주전확보와 자신의 실력발휘가 밀접하게 연동돼 있는 문제다. 그런 점에서 오세근은 매우 유리하다. KGC는 높이에 약점이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빡빡한 정규리그 스케줄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문제다. 팀 사정상 오세근은 35분 이상을 뛰어야 한다. 마땅한 백업요원이 없다. 체력적인 부담과 거기에 따른 부상의 위험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KGC의 풍부한 가드, 포워드들이 오세근의 공수부담을 얼마나 줄여주느냐도 관건이다.
김선형은 부담이 많다. 김효범과의 주전경쟁, 한 발 더 나아가 공생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조직력이 좋지 않은 SK의 윤활유같은 역할까지 해야 한다. SK의 팀수비와 개인의 수비능력이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궂은 일까지 해야하는 부담도 있다. 한마디로 김선형은 자신의 기량이 관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농구 전문가들은 "최진수는 마인드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개성이 강하지만 어정쩡한 자신의 농구스타일을 팀 플레이와 접목시켜야 한다. 때문에 한 전문가는 "최진수의 잠재력은 인정하지만, 한국농구 적응을 위해서는 2~3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최진수는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모습이다. 3일 동부와의 시범경기에서 리바운드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긍정적인 모습이다. 함누리는 신인왕 판도의 다크호스다.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그는 수비력만 갖춘다면 주전으로 코트에 나설 수 있다. 게다가 수비 리바운드, 속공가담 등 보이지 않는 팀공헌도가 매우 높다. 문태종이라는 베테랑과 함께 뛰는 것도 자신의 기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행운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