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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KBO리그 최초 퍼펙트 기록이 탄생 직전 다시 한 번 좌절됐다. 주인공은 데니 레예스(29·삼성 라이온즈).
1997년 5월23일 빙그레 소속이었던 정민철이 대전 OB전에서 8회초 1아웃까지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지만, 심정수 타석 때 나온 스트라이크 낫아웃 출루로 퍼펙트를 달성하지 못했다.
2007년 10월3일 잠실 현대전에서 두산 외국인투수 다니엘 리오스가 9회 1사까지 퍼펙트를 했지만, 강귀태의 안타로 기록이 날아갔다. 최근에는 지난해 6월25일 LG 케이시 켈리가 잠실 삼성전에서 8회까지 퍼펙트 행진을 했다. 그러나 9회 윤정빈의 안타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날 레예스는 최고 구속 150㎞ 직구와 더불어 스위퍼(30개) 커터(15개) 체인지업(10개) 투심(8개)를 섞어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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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타선이 불이 붙기 시작했지만, 레예스의 완벽한 피칭이 이어졌다. 1회부터 7회까지 삼자범퇴로 지웠다. 7회를 마친 뒤 레예스의 투구수는 90개.
타선도 일찍 터져주면서 레예스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6회까지 총 5점을 지원했다.
투구수가 다소 많았지만, 레예스는 기록을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타자였던 문현빈에게 던진 2구 째 커터가 우전 안타가 됐고, 결국 마운드를 내려갔다.
레예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은 병살타와 삼진으로 이닝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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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를 마친 뒤 레예스는 "안타를 허용할 때는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선발 투수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고 말했다.
사실 이날 레예스는 100%의 몸 상태는 아니었다. 스프링캠프 도중 발등 통증으로 조기 귀국했고, 빌드업 과정을 다시 거쳐야했다.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5이닝을 소화했고, 이날 경기 역시 85구 정도로 예정했다. KBO 최초 기록이 걸린 만큼, 투구수를 초과하더라도 도전에 나섰다. 레예스는 "빌드업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인지했지만, 좋은 기회가 왔으니 집중을 하면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라며 "만약 안타가 나오지 않았더라면 끝까지 해보지 않았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비록 기록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몸 상태가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한 수확은 분명했다. 레예스는 "더 잘해야 하지만, 잘하고 있다는 증거인 거 같다. 언제가는 100개까지 던져야하니 오늘이 좋은 과정이 될 거 같다. 또 더 발전해 나가야할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록을 날아가게 한 문현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없을까. 레예스는 "굿 스윙"이라며 문현빈의 안타를 축하해줬다.
대구=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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