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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위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목표 달성 직전 허용한 한방이 아쉬웠다.
지난 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SSG 랜더스와의 연습경기 이후 11일만의 시범경기 첫 등판. 경기 전 만난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예정된 투구 수는 65구 정도"라고 했다.
이날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에 달했다. 직구(37개)에 체인지업(19개) 커브(9개)를 곁들였다. 가장 느린 커브의 구속은 무려 112㎞. 직구와 35㎞ 차이가 났다. 시범경기 첫 등판임에도 베테랑 중 베테랑 답게 체계적으로 잘 준비된 모습이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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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에는 스스로 만든 위기에 휘말렸다. 첫 타자 유강남에게 우전안타, 다음 타자 박승욱의 투수 땅볼 때 1루 악송구로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특유의 여유로운 위기 관리 능력은 명불허전이었다. 정교한 체인지업으로 전민재를 3루 땅볼, 황성빈을 헛스윙 삼진, 윤동희를 3루 땅볼로 돌려 세우며 실점 없이 넘겼다. 류현진 다운 위기탈출 넘버원 피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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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은 1-0으로 앞선 4회 손호영 레이예스를 빠르게 뜬공 땅볼로 잡아내며 2사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나승엽. 마지막 타자라는 방심을 했던걸까. 나승엽에게 우중간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진 전준우와의 승부, 볼카운트 2B2S에서 던진 145㎞ 몸쪽 꽉찬 직구를 전준우가 몸에 잘 붙여 정타를 만들어냈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투런포. 제구가 잘 됐지만, 노림수에 제대로 걸렸다.
발사각은 28.9도, 비거리는 120m였다. 전준우가 기분 좋게 그라운드를 도는 사이 류현진은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다음 타자 유강남에게도 볼넷을 허용했지만, 박승욱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류현진다운 피칭이었지만, 피홈런 한방이 옥에 티였다.
경기 후 류현진은 "시범경기 첫 투구였는데 전반적으로 만족한다. 계획했던 투구 수를 모두 채웠고, 포수 (최)재훈이와 호흡도 좋았다"고 돌아봤다. 이어 "남은 기간 보완할 점은 더 보완하고, 최고의 컨디션으로 시즌을 맞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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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5회초 터진 노시환의 역전 투런포로 3-2 재역전에 성공했지만, 롯데도 5회말 윤동희의 동점포로 재응수하며 3-3 균형을 이뤘다.
롯데는 8회말 볼넷과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정훈의 잘맞은 유격수 방면 강습타구가 한화 하주석의 다이빙캐치에 걸렸다. 하주석의 멋진 백핸드 토스, 황영묵의 안정된 1루 송구가 이어지며 병살타. 다음 타자 전준우도 뜬공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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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필승조, 주축 야수들을 풀가동한 양 팀의 치열했던 공방은 결국 3대3 무승부로 끝났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