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올해 들어 갑자기 구속이..."
그런데 이호준 감독이 이 선수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가 있었다. 150km 강속구를 뿌렸다. 디펜딩 챔피언 KIA 타선에 주눅들지 않고,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2이닝 1실점.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나름 안정적인 투구였다.
이 감독은 손주환 얘기가 나오자 "150km를 씩씩하게 던진다. 손주환 때문에 엔트리 고민이 된다. 기존 필승조 중 1명이 빠져야 한다. 그래도 데리고 가려고 한다. 그래서 2이닝을 던지게 해본 것"이라고 밝혔다.
|
손주환은 지난해 동아대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에 뽑힌 투수다. 150km를 던지는 선수를 우리가 왜 몰랐던 것일까. 손주환은 "올해 들어 구속이 갑자기 늘었다. 몸의 회전, 팔 스윙을 빠르게 가져가고 싶어 10kg 정도 감량을 했다. 체지방이 빠지고 근력을 더 키웠는데, 그렇게 하니 자연스럽게 스피드가 오르더라"고 비결을 소개했다.
손주환은 1차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다. 그는 "너무 가고 싶었다. 이름이 없어 많이 아쉬웠다. 그래도 실망하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2차 대만 캠프는 갈 수 있다는 얘기에, 미친듯이 운동만 했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대만에는 갔고, 그 성실함과 기량 발전의 공을 인정받아 시범경기 등판도 할 수 있었다. 손주환은 "멀티 이닝을 던지니 너무 재밌더라"며 밝게 웃었다.
|
프로 유니폼을 입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물금고를 졸업했는데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2년제 수성대에 입학한 후 재도전 했지만 또 실패였다. 꿈을 포기할 수 없어, 4년제 동아대에 편입했다. 그렇게 2년을 더 했다. 그리고 NC 선수가 됐다. 손주환은 "고등학생 때는 솔직히 못 뽑힐 걸 알았다. 2년제 대학 졸업 후 기대를 했는데, 결과는 또 실패였다. 포기할 수 없었다. 다행히 3, 4학년 때 기량이 올라오는 게 느껴지더라. 이번에는 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돌이켰다.
목표가 뭐냐고 물으니 "개막 엔트리 진입, 그리고 1군에 있게 된다면 30이닝 투구"라고 소박하게 말했다. 30홀드가 아니고 30이닝이냐고 하자 "평균자책점 2점대 유지도 포함시키고 싶다"고 말하며 수줍게 웃었다.
하지만 마운드에 서면 싸움닭으로 돌변한다. 손주환은 마지막으로 "감독님이 과감하게 승부하는 선수를 좋아하시는 것 같더라. 그냥 포수 미트만 보고 던지겠다. 모든 타자를 3구삼진으로 잡겠다는 마인드로 마운드에 서겠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