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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KIA 외야 지형도를 바꿀 수 있을까.
일단 수비는 '명품'급이다. 여기에 컨택트 능력도 아주 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박정우가 KIA 타이거즈의 외야 경쟁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소득도 많았다. 네일이 건재함을 보여줬고, 양현종은 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새 외국인 투수 올러는 압도적인 구위로 첫 실전인데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우승 열쇠' 조상우도 KIA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을 마쳤다.
야수들도 무기력하기만 했던 건 아니다. 특히 외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박정우가 가장 눈에 띄었다. 9번-중견수로 선발 출격한 박정우는 2회 첫 타석 '78억원 FA' 엄상백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작지만, 강단 있게 공을 맞히는 모습이 훌륭했다.
박정우가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곳은 수비. 2회 심우준의 우중간 타구를 따라가 몸을 날렸다. 다른 선수라면 그냥 2루타를 인정할 타구였는데, 거의 잡을 뻔 했다. 놓친 게 대단할 정도의 집념이었다. 이 수비 덕에 2루 주자 이재원이 3루 진루에 멈춰야 했다. KIA 선발 네일이 이진영과 임종찬을 삼진-삼진 처리해버렸으니 1점을 막은 엄청난 수비 실수(?)였다.
9회에는 좌익수로 자리를 옮겨, 추가 실점을 막는 보살까지 보여줬다. 황영묵의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드는 문현빈을 정확한 송구로 잡아냈다. 빠른 판단과 강견으로 만들어진 멋진 수비. 경기를 중계하던 외야수 출신 이대형 해설위원은 "송구도 송구지만, 송구를 더 강하고 편하게 하기 위해 만든 사전 동작이 더 훌륭했다"고 칭찬했다.
KIA는 지난해까지 외야수 소크라테스를 외국인 타자로 썼다. 하지만 올해는 위즈덤이 왔다. 1루수다. 때문에 외야 한 자리가 비었다. 최원준, 나성범이 고정이라고 한다면 좌익수 한 자리가 빈다. 이우성, 이창진, 박정우의 경쟁 체제다. 좌익수 뿐 아니라 나성범이 풀타임 수비를 못 한다고 하면 다른 외야수에게 기회가 더욱 돌아갈 수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집중해 이범호 감독에 어필해야 한다.
박정우는 이우성, 이창진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수비는 1등이다. 여기에 좌타자 이점도 있다. KIA는 안그래도 강타자들이 많다. 작전 수행을 해줄 '쌕쌕이' 스타일이 필요하다면 박정우가 의외의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