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경기는 졌지만 소득이 있었다.
'눈물의 베테랑 방출생' 김동엽이 장타 2방으로 홍원기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김동엽은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하는 위기 속에서 가까스로 키움과 손을 잡았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방출 통보를 받고 오갈데 없던 그에게 장타력 보강을 원했던 키움이 손을 내밀었다. 연봉 5000만원의 1년 계약이었다. 김동엽은 "삼성에서 나가야 할 상황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은퇴도 생각하고 있었다"고 했는데 그 순간 키움이 구세주처럼 나타났다.
|
자존심 상할 수 있는 조건이었지만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김동엽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기회였다. 키움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었다. 홈런을 때려줄 마땅한 지명타자감이 없는 상황. 김동엽이 제격이었다. 2018 시즌 27홈런까지 때렸던 파워히터. 홍 감독도 "수비는 생각도 하지 말라고 했다"며 오직 방망이로 승부를 볼 것을 주문했다.
결국 홈런 등 장타, 그리고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다. 홈런은 아니었지만 값진 2루타 2방이었다. 7번 김동엽 앞에 키움은 푸이그-카디네스-송성문-최주환-이주형-김건희를 선발로 내세웠다. 상위 타순은 어느 팀 부럽지 않은 최강 화력이. 여기에 김동엽이 20홈런 페이스만 보여준다고 하면, 키움 타선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동엽은 "오늘 기록한 2루타 2개는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마음가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며 "앞선 경기에서는 다소 조급한 마음이 있었는데, 오윤 타격코치님과 동료들이 부담 없이 하라고 격려해줘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대만에서 캠프를 치르는 게 처음인데다 미국에서 넘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난주까지 몸이 조금 무거웠는데 다행히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상태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우리 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분위기가 밝고 활력이 넘친다. 덕분에 캠프에서도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며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시즌 전까지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