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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3번타자요? 그럼 장타 치면 되죠!
3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 초구부터 화끈한 힘을 보여줬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상대 선발 체이스 돌렌더의 강속구를 잡아당겨 우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첫 안타를 신고한 이정후는 2경기 연속 안타이자 첫 홈런으로 지난해 충격적인 어깨 부상 후 치를 2025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높였다. 이정후는 이날 볼넷, 좌익수 플라이로 세 타석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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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정후는 힘도 있다. 더 정확히 표현하면 빠른 배트 스피드, 그리고 앞에서 찍어치는 라인 드라이브 타구를 만들어 비거리를 만들어내는 기량을 갖췄다. KBO리그에서도 2022 시즌 23홈런을 때려낼 수 있었던 비결. 이날 홈런도 딱 '이 홈런'이었다. 콜로라도 우익수 잭 빈이 처음엔 잡을 수 있는 타구로, 그 다음엔 펜스에 맞고 나올 타구로 보고 지켜봤지만 기다렸던 그에게 허무하게 타구가 넘어가버렸다.
샌프란시스코 밥 멜빈 감독은 이런 이정후의 능력을 알고 올시즌 승부수를 던졌다.
이정후를 3번에 배치하겠다는 것. 출루율이 좋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를 1번에 배치하고, 야심차게 영입한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를 테이블 세터로 둔 뒤 이정후에게 해결사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장타도 장타지만, 중장거리 타격으로 테이블세터를 불러들일 수 있는 타격 능력이 있는 이정후이기에 가능한 시나리오다. 키움에서도 3번으로 뛴 경험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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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 선발은 '리빙 레전드' 저스틴 벌렌더였다. 십수년 넘게 메이저리그 최강의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날린 벌렌더. 사실상 '명예의 전당' 예약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262승 147패 평균자책점 3.30의 성적만으로도 그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사이영상 3번, MVP 1번, 올스타에 9번 선정됐다. 150km가 훌쩍 넘는 강속구는 물론이요, 나이를 먹어도 다치지 않고 로테이션을 지키니 '금강불괴'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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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2세가 됐다. 휴스턴과의 계약이 끝나고 FA 자격을 얻었다. 현역으로 계속 뛸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이정후의 동료가 됐다. 샌프란시스코와 1년 1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현역 최고령 빅리거가 됐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고 첫 실전을 치렀다.
벌렌더는 2이닝 1실점 무난한 투구로 첫 시작을 했다. 1회 3번 마이클 토글리아에게 통한의 솔로포를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실점 없이 두 이닝을 책임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