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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42세의 노장 에이스가 스프링트레이닝 첫 등판서 호투하며 부활을 알렸다.
1회초 선두 좌타자 잭 빈을 우익수 플라이, 2번 좌타자 놀란 존스를 루킹 삼진으로 잇달아 잡아낸 벌랜더는 3번 좌타자 마이클 토글리아에게 우중간 홈런을 얻어맞고 먼저 실점을 했다. 슬라이더가 몸쪽 가운데 높이로 날아들면서 토글리아의 배트에 정확히 걸려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어갔다.
이어 조던 벡에게 볼넷을 내준 벌랜더는 보크까지 범하며 2사 2루의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닉 마티니를 1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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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벌랜더는 이와 관련해 "여기서는 공의 궤적과 움직임이 다른데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젊은 투수들한테)들었다. 애리조나 스프링트레이닝은 처음이다.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이봐요, 여기는 좀 다를 거예요'라고 하더라. 하지만 난 내 모습 그대로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벌랜더에게 애리조나 날씨와 관련해 조언을 해준 투수가 구체적으로 누군지는 알 수 없으나, MLB.com이 지난 24일 '벌랜더가 자이언츠 투수들에게 중요한 멘토로 등장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헤이든 버드송, 카슨 레그스데일과 같은 신인급 투수이 벌랜더에게 귀중한 레슨을 들었다'는 전한 보도에서 대강은 짐작할 수 있다.
1983년 생인 벌랜더가 2005년 데뷔할 당시 버드송과 카일 해리슨, 트레버 맥도날드와 같은 투수들은 3~4살이었고, 1선발 웹도 벌랜더보다 12살이 어리다. 지난 21일 벌랜더 생일 때 이들은 캠프에 벌랜더가 등장하자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며 감사함을 전했고, 훈련 뒤 벌랜더가 약 20명의 후배들을 초청해 레이저 태그를 함께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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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는 "슬라이더가 밋밋하게 떠서 들어가는 바람에 홈런으로 연결됐다. 플라이로 날아가는 것을 봤는데, 떨어지지 않더라. 홈런이 될지 말지 판단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훌쩍 넘어가더라"라고 피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시범경기 기록은 벌랜더와 같은 베테랑 에이스에게 중요하지 않다. 웹도 작년 6차례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97로 부진했으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 한 개막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벌랜더는 "웹이 작년 시범경기에 대해 말해줬는데, 도움이 됐다. 시범경기 결과가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하더라. 시즌 들어가서는 제 피칭을 했다고 한다"며 "나를 포함해 많은 투수들이 가끔은 쓸데없이 과도한 태도를 보이거나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런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한다. 처음으로 실전에서 던진 날이다. 밤새 좀더 생각을 해 봐야겠다. 잠을 많이 못잘 것 같다"고 전했다.
벌랜더는 지난해 휴스턴에서 오른쪽 어깨 부상으로 17경기 등판에 그쳤다. 5승6패, 평균자책점 5.48로 생애 최악의 피칭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몸 상태가 괜찮다. 그는 "전체적으로 건강하다. 시범경기 첫 등판서 구속도 아주 좋다. 작년보다 훨씬 좋고 많이 좋아져서 만족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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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0-1로 뒤진 1회말 2사후 첫 타석에서 돌랜더의 초구 97마일 한복판 강속구를 끌어당겨 오른쪽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스프링트레이닝 첫 아치를 그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