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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난(대만)=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직 몸이 덜 풀렸다. 첫 실전을 치른 이호준 감독의 비공식 데뷔전에서 명확한 숙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NC는 베스트에 가까운 타순을 가동했다. 지난해 홈런왕인 맷 데이비슨은 슬로스타터인만큼, 실전 경기를 후반에 뛰고싶다는 의사를 코칭스태프에 미리 전달했고 이호준 감독도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데이비슨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급 베테랑들은 전부 의욕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큰 부상을 당해 공백기가 길었던 손아섭과 박건우는 첫 경기에서 외야 수비까지 소화했다. 일단 선수들부터가 실전 경기에서 수비와 주루, 공격까지 여러 움직임을 직접 확인해보고싶어하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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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NC 선수들은 아직 몸이 덜 풀린 모습이었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임상현과 두번째 투수로 준비한 배재환 등 대부분의 투수들이 제구 난조를 겪었다. 이날 NC 투수들은 9이닝 동안 4사구 10개를 허용했고, 18피안타에 피홈런 4개를 허용했다. 그중에는 만루홈런도 있었다.
일단 상대팀인 타이강 타자들의 타격감이 워낙 좋은 상태였다. 타이강 선수들을 비롯해 대만 선수들은 홈구장에서 캠프를 계속 이어오기 때문에, 타격감 유지가 어렵지 않다. 또 겨울에도 따뜻한 날씨로 인해 실외 훈련이 언제든 가능하다. 이미 대만팀들은 한국팀들을 비롯한 연습 경기를 일찍이 시작한 상황이라 스윙 자체에 힘이 붙었다. 아직 몸이 덜풀린 NC 투수들이 초반부터 상대 타자들의 반응에 당황하며 연신 볼을 내주고, 폭투가 여러 차례 나오는 등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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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기는 이호준 감독의 비공식 데뷔전이었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 시범경기, 또 정규 시즌 개막전까지 치르게 되지만 일단 긴장감있는 상대와의 경기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실수를 남발하며 대패했지만, 예방 주사를 미리 세게 맞은 셈이라고 봐야 한다. 선발의 부진과 조기 강판, 불펜 난조, 타선의 부진과 야수 수비 실책 등 시즌 개막 후 나올 수 있는 최악의 플레이들은 전부 한 경기에 다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리 경험을 치른만큼 시즌 대비를 더 단단히 할 수 있게 됐다.
NC는 25일 같은 장소에서 푸방 가디언즈와 두번째 연습 경기를 치른다.
타이난(대만)=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