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신인이 임시 마무리...염경엽 감독의 파격 플랜, 김택연도 첫 경기 '악몽'이었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2-24 12:21 | 최종수정 2025-02-24 16:27


고졸 신인이 임시 마무리...염경엽 감독의 파격 플랜, 김택연도 첫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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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고졸 신인 선수를 바로 마무리로 기용? 과연...

LG 트윈스가 시즌 개막도 전에 '마무리 이슈'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

발단은 생각지 못한 사고였다.

LG는 지난 시즌 우승 도전을 하지 못한 원인으로 불펜진 누수를 꼽으며,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에 공헌한 장현식을 야심차게 FA로 영입했다. 아무리 좋은 공을 가졌다지만, 마무리 경험도 없는 투수에게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 승부수를 던졌다.

경험은 없지만, 구위는 다른 마무리들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 게 분명. 염경엽 감독은 장현식 영입 소식이 발표되자마자 새 마무리로 그를 낙점했다. 기존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로 인해 당분간 공을 던질 수 없는 걸 생각하면 장현식 영입이 '신의 한 수'가 되는 듯 했다.

그런데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순조롭게 몸을 만들던 장현식은 훈련 후 개인 용무를 보다 다리를 접질리는 사고를 당했다. 한국 조기 복귀. 그리고 검진 결과 발등 인대 부분 파열로 4주 진단을 받았다. 염 감독은 "잘하면 개막전에도 돌아올 수 있다"며 안심했지만 일단 발이 안정되기를 기다렸다, 다시 몸을 끌어올리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 시점 몇 경기 등판이 불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고졸 신인이 임시 마무리...염경엽 감독의 파격 플랜, 김택연도 첫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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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고졸 신인 김영우다. LG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 선발한 강속구 파워 피처. 이미 고교 시절 156km를 던진 걸로 유명했고, 스프링캠프 실전에서도 150km가 넘는 공을 뿌려 염 감독의 눈길을 단 번에 사로잡았다. 염 감독은 "김영우를 김택연(두산)과 같은, 마무리로 키워보겠다"고 공언하며 장현식이 빠질 경우 대체 마무리 후보로 고졸 신인 선수를 언급했다. 직구 뿐 아니라 변화구도 프로에서 통할만큼 수준급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염 감독이 김영우를 바로 '대체 마무리'로 점찍은 건 아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등을 통해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대찬 모습을 보이면, 염 감독 스타일을 볼 때 과감하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충분하다. 염 감독은 다른 보수적인 성향의 지도자와는 달리, 실험적인 도전을 좋아한다. 그렇게 스타가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고졸 신인이 임시 마무리...염경엽 감독의 파격 플랜, 김택연도 첫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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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무리라는 자리는 결코 쉽게 채워지지 않는다. 맨 뒤 1이닝을 던지는 걸 넘어, 상상 이상의 중압감이 선수를 짓누른다고 한다. 여기에 아무리 강한 공을 뿌려도 19세 신인은 신인이다. 아직 관중이 꽉 들어찬 실전에서의 압박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곧바로 마무리로 투입이 됐다,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선수 성장에 있어 그 1경기와 1이닝이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그 좋은 예가 염 감독이 언급한 옆집의 성공 사례 김택연이다.

김택연은 지난 시즌 고졸 신인으로 19세이브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전성기 시절 오승환(삼성)을 연상케 하는 돌직구로 스타덤에 올랐다.


고졸 신인이 임시 마무리...염경엽 감독의 파격 플랜, 김택연도 첫 경기…
사진=김용 기자
하지만 두산도 김택연을 시작부터 마무리로 쓰지 않았다. 정철원(롯데)이라는 마무리에게 전관예우를 해주는 측면도 있지만, 시작부터 마무리를 시켰다 실패할 상황에 대한 조심스러운 접근이었다. 심지어 김택연은 마무리가 아닌 불펜 보직으로 나선 첫 경기, NC 다이노스전에서 1이닝 2안타 2볼넷 2실점 최악의 데뷔전을 치렀다. 그걸 이겨내고, 필승조로 자리잡은 뒤 마무리가 됐지만 이 아픔이 아직 남아있다. 최근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택연은 "프로 첫 경기, 그리고 대표팀 첫 경기 난조의 기억에, 올시즌 붙박이 마무리로서의 첫 경기도 잘 풀어야 한다"는 자신의 숙제에 대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생각지 못한 장현식의 부상에 급부상하고 있는 김영우. 과연 염 감독은 그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 것인가.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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