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오키나와의 저주'인가...비 오고 너무 춥다, 이상 기후에 '속수무책'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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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3 22:11 | 최종수정 2025-02-24 00:07


올해는 '오키나와의 저주'인가...비 오고 너무 춥다, 이상 기후에 '속…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한화 이글스가 스프링캠프 훈련을 펼쳤다. 이태양과 류현진이 워밍업을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2.2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키나와의 저주인가.

2년 전, 미국 애리조나 지역에 이상 기후가 찾아왔다. 한국 프로야구 팀들이 주로 찾는 피닉스, 투손 인근은 2월 20도가 넘는 운동하기 딱 좋은 기온이었는데, 눈까지 내리는 이상 기후로 인해 제대로 운동을 할 수 없었다. 당시 KT 위즈와 WBC 대표팀을 동시에 이끌어야 했던 이강철 감독은 당시 애리조나 날씨에 '학을 떼고' 지난 시즌은 부산 기장에 캠프를 차리기까지 했다. 당시 WBC 대표팀은 조별 예선에서 탈락했는데, 투수들이 추운 투손에서 몸을 끌어올리지 못해 제대로 된 공을 뿌리지 못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많았다.


올해는 '오키나와의 저주'인가...비 오고 너무 춥다, 이상 기후에 '속…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KIA와 히로시마의 연습경기, 3회초 2사 2루 KIA 변우혁의 선취 1타점 2루타때 김도영이 득점을 성공한 후 이범호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2.22/
그만큼 약 1달 반의 전지훈련은 중요하다. 팀의 한 시즌 농사를 좌지우지 할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특히 상위권을 노리는 팀들은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경우 개막 시점 경기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시즌 초반에 처지면 가을야구는 도전할 수 있겠지만 우승 경쟁은 힘들 수 있다. KT가 그 예를 잘 보여줬다. 매 시즌 '슬로 스타터'로 초반 부진했다 후반기 무섭게 치고 가지만 결국 우승까지는 힘겨웠다. KBO리그의 포스트시즌 특성상, 정규시즌 1위가 한국시리즈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애리조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 '곡소리'가 나고 있다 .바로 KBO리그 많은 팀들의 스프링캠프 '종착지'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오키나와다. 정말 많은 팀들이 오키나와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올해만 해도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를 비롯해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KT 위즈,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가 실전 위주의 훈련을 위해 오키나와에 입성했다.


올해는 '오키나와의 저주'인가...비 오고 너무 춥다, 이상 기후에 '속…
21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스프링캠프 훈련이 진행됐다. 한화 김경문 감독이 정대현 수석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일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5.02.21/
오키나와는 2~3월 춥지 않은 날씨에 야구장 환경이 매우 좋고, 음식도 선수단 입맛에 잘 맞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도 자주 오다보니 생활도 편하다. 일본프로야구 팀들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엄청난 메리트다.

그런데 올해 날씨가 심상치 않다. 낮 최고 기온이 20도는 커녕, 10도 중반대다. 일반인들도 얇은 패딩 점퍼를 입어야 할 정도다. 여기에 비가 너무 자주 오고, 바람도 많이 분다. 23일까지 내리던 비는 겨우 그쳤는데, 24일에는 엄청난 바람이 불었다. 따뜻한 미국, 호주 등에서 한껏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이 훈련과 게임을 할 수 있는 날씨가 아닌 것이다. 연습경기, 라이브 배팅과 피칭 등 취소 일정들이 나오고 있다. 선수 컨디션, 기량 점검을 위해 1경기라도 더 하고 싶은 감독들 입장에서는 너무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번 주 후반이나 돼야 기온이 오를 전망. 그 전까지는 춥고 구름이 잔뜩 낀 날씨 예보다.


올해는 '오키나와의 저주'인가...비 오고 너무 춥다, 이상 기후에 '속…
23일 일본 미야자키 난고스타디움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경기. 6대5로 세이부에 패한 롯데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미야자키(일본)=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2.23/
비가 안와 경기를 한다 해도 부상 걱정이다. 추운 날씨에 갑작스럽게 힘이 들어가면 근육 부상이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 주축 선수가 개막을 앞두고 다쳐버리면 너무 큰 손해다.

오키나와 뿐 아니라 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가 캠프를 차린 일본 미야자키 지역도 마찬가지로 춥다. 두산의 경우 오키나와 남쪽 조그마한 섬인 미야코지마에 야심차게 2군 선수단을 파견했는데, 23일은 비가 너무 많이 와 실내 훈련만 했다고 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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