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욕 하지마! 뭘 잘못했나?" 커미셔너의 두둔, 오타니 효과만 1009억...이러니 양키스-컵스가 질투하지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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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20 09:18


"다저스 욕 하지마! 뭘 잘못했나?" 커미셔너의 두둔, 오타니 효과만 1…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19일(한국시각) 불펜피칭 도중 환하게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저스 욕 하지마! 뭘 잘못했나?" 커미셔너의 두둔, 오타니 효과만 1…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19일(한국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근 FA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타구단들의 비난을 받아온 LA 다저스에 대해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구단 간 페이롤 격차(payroll disparity)를 개선할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맨프레드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갖고 구단간 페이롤 격차 등 현안들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ESPN은 '맨프레드는 페이롤 격차를 메이저리그 전반에 걸쳐 우려할 만한 주요 사안으로 규정하면서도 노사단체협약 만료를 앞두고 협상의 핵심 의제로 샐러리 캡을 약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저스는 최근 2차례 오프시즌 동안 5명의 선수와 1억달러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투자에 있어 페이롤 격차에 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맨프레드는 "다저스는 시장에 나가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 시스템 범위 안에서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 그건 메이저리그에 좋은 일"이라면서 "팬들과 구단주들이 다저스가 다른 구단들을 금전적으로 압도하는 능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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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가운데)이 훈련 도중 오나티 쇼헤이에게 뭔가를 이야기하며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다저스는 2023년 시즌이 끝난 뒤 FA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달러에 계약하는 등 천문학적인 금액을 선수 계약에 쏟아붓기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를 12년 3억2500만달러에 영입해 최고 몸값 투수로 만들었고,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5년 1억3656만달러에 연장계약을 맺었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포수 윌 스미스를 10년 1억4000만달러에 묶었고, 이번 오프시즌에는 FA 블레이크 스넬을 5년 1억8000만달러에 영입해 로테이션을 강화했다. 사이닝보너스 650만달러 밖에 주지 않았지만 역대 NPB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평가받는 사사키 로키를 치열한 쟁탈전을 뚫고 데려와 경쟁 구단의 질투를 사기도 했다.

다저스의 이런 투자 기조는 구단 간 페이롤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연봉전문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다저스의 올해 페이롤은 약 3억9200만달러에 달한다. 사치세 부과 기준을 1억5000만달러나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2위가 뉴욕 메츠로 3억2100만달러인데, 그 차이가 무려 710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오프시즌 선수 시장에 쏟아진 33억달러 가운데 약 40%가 다저스와 메츠의 몫이다. 반면 9개 구단은 2000만달러 미만을 써 빈부 격차가 현상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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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과 브랜든 곰스 단장이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맨프레드는 "분명한 현상인 빈부 격차는 메이저리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중 가장 우려할 만한 문제"라며 "내가 다저스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은 시스템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를 비난한다면 그건 다저스가 아니라 시스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다저스의 행태는 2000년대를 전후한 뉴욕 양키스와 비교된다. 현 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레너의 부친인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당시 스타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는 투자 기조로 '악의 제국(The Evil Empire)'으로 불리며 비난받았다. 그러나 지금의 다저스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맨프레드의 생각이다.

그는 "다저스는 이전 양키스보다 백분율 기준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익을 내는 다저스의 압도적 시장 지배가 계속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저스의 수입 구조는 중계권과 마케팅으로 나뉜다. 중계권 수입의 경우 다른 구단들이 지역 미디어와의 계약에 실패한 지난 2~3년 동안 다저스는 연평균 3억3400만달러에 달하는 중계권 수입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케팅 측면은 오타니가 중심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해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일본 기업의 다저스타디움 내 광고 유치 등을 통해 전년 대비 7000만달러(약 1009억원) 이상의 수입 증가 효과를 누렸다.


"다저스 욕 하지마! 뭘 잘못했나?" 커미셔너의 두둔, 오타니 효과만 1…
애런 분 뉴욕 양키스 감독과 맷 블레이크 투수코치가 지난 16일(한국시각) 투수들의 불펜피칭을 지켜보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이렇게 번 돈을 다시 전력 보강에 투자하니 다저스로서는 선순환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는 양키스나 시카고 컵스와 같은 다른 빅마켓 구단들의 불만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샐러리 캡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페이롤 격차 문제는 맨프레드가 스스로 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1년 뒤 열릴 노사단체협상에서 샐러리 캡을 도입할 것이냐는 물음에 맨프레드는 "해답이 뭔지 설명하지 않겠다. 아직 1년의 시간이 있다. 우리가 선수노조에 궁극적으로 내보일 방안에 대해 의견일치를 봐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구단주들이 많다"며 "이런 논의를 공개적으로 시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합의하든, 우리는 노사협상 과정에서 안을 제시하고 협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비공개적으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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