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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최근 FA 시장을 쥐락펴락하며 타구단들의 비난을 받아온 LA 다저스에 대해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구단 간 페이롤 격차(payroll disparity)를 개선할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맨프레드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갖고 구단간 페이롤 격차 등 현안들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맨프레드는 "다저스는 시장에 나가 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현 시스템 범위 안에서 가능한 모든 일을 했다. 그건 메이저리그에 좋은 일"이라면서 "팬들과 구단주들이 다저스가 다른 구단들을 금전적으로 압도하는 능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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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지난해 3월에는 포수 윌 스미스를 10년 1억4000만달러에 묶었고, 이번 오프시즌에는 FA 블레이크 스넬을 5년 1억8000만달러에 영입해 로테이션을 강화했다. 사이닝보너스 650만달러 밖에 주지 않았지만 역대 NPB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평가받는 사사키 로키를 치열한 쟁탈전을 뚫고 데려와 경쟁 구단의 질투를 사기도 했다.
다저스의 이런 투자 기조는 구단 간 페이롤 격차를 더욱 확대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연봉전문사이트 스포트랙에 따르면 다저스의 올해 페이롤은 약 3억9200만달러에 달한다. 사치세 부과 기준을 1억5000만달러나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2위가 뉴욕 메츠로 3억2100만달러인데, 그 차이가 무려 7100만달러에 달한다.
이번 오프시즌 선수 시장에 쏟아진 33억달러 가운데 약 40%가 다저스와 메츠의 몫이다. 반면 9개 구단은 2000만달러 미만을 써 빈부 격차가 현상이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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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프레드는 "분명한 현상인 빈부 격차는 메이저리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중 가장 우려할 만한 문제"라며 "내가 다저스를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은 시스템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일을 하기 때문이다. 내가 누군가를 비난한다면 그건 다저스가 아니라 시스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다저스의 행태는 2000년대를 전후한 뉴욕 양키스와 비교된다. 현 구단주인 할 스타인브레너의 부친인 조지 스타인브레너는 당시 스타급 선수들을 싹쓸이하는 투자 기조로 '악의 제국(The Evil Empire)'으로 불리며 비난받았다. 그러나 지금의 다저스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맨프레드의 생각이다.
그는 "다저스는 이전 양키스보다 백분율 기준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이익을 내는 다저스의 압도적 시장 지배가 계속되는 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다저스의 수입 구조는 중계권과 마케팅으로 나뉜다. 중계권 수입의 경우 다른 구단들이 지역 미디어와의 계약에 실패한 지난 2~3년 동안 다저스는 연평균 3억3400만달러에 달하는 중계권 수입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마케팅 측면은 오타니가 중심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다저스는 지난해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일본 기업의 다저스타디움 내 광고 유치 등을 통해 전년 대비 7000만달러(약 1009억원) 이상의 수입 증가 효과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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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샐러리 캡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선수노조가 반대하고 있어 페이롤 격차 문제는 맨프레드가 스스로 풀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1년 뒤 열릴 노사단체협상에서 샐러리 캡을 도입할 것이냐는 물음에 맨프레드는 "해답이 뭔지 설명하지 않겠다. 아직 1년의 시간이 있다. 우리가 선수노조에 궁극적으로 내보일 방안에 대해 의견일치를 봐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구단주들이 많다"며 "이런 논의를 공개적으로 시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무엇을 합의하든, 우리는 노사협상 과정에서 안을 제시하고 협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비공개적으로 일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