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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KBO 역수출품 1호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켈리는 올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FA 시장에 나간다. 그런데 전망이 그리 밝은 것은 아니다. 지난해 부상으로 주춤한데다 팀내 입지가 좁아졌다. 게다가 1988년 10월 생으로 나이도 이제 36세를 넘었다. 올해 말이면 37세다.
켈리는 "다 알고 있는 사실들 아닌가. 올해가 어떤 시즌인 잘 안다. 내 우선 순위는 클럽하우스에 있는 선수들한테 있다. 내 우선 순위는 여전히 했던 일을 또 하는 것이다. 즉 5일마다 등판해 팀이 이기도록 노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애리조나는 이번 오프시즌 FA 투수 최대어 코빈 번스를 6년 2억1000만달러에 영입했다. 애리조나 구단 역사상 최고액 몸값 기록이다. 평균 연봉이 무려 3500만달러에 달한다. 당연히 에이스이고 개막전 선발투수다.
최근 3~4년 동안 원투 펀치로 각광받던 갤런과 켈리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갤런은 지난해 28경기에서 14승6패, 평균자책점 3.65를 마크, 제 몫을 했다. 하지만 켈리는 부상에 시달리며 시즌의 절반 이상을 재활에 매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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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투수는 동료였던 1루수 크리스티안 워커가 이번에 FA로 팀을 떠난 걸 목격했다. 그가 지난해 어떤 활약을 했는지도 잘 안다. 워커는 작년 13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1, 26홈런, 84타점, OPS 0.803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95홈런을 터뜨린 그는 장타력을 인정받고 3년 6000만달러에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이적했다.
켈리는 "워커는 자신의 불확실한 미래를 인정하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신의 생각에서 너무 앞서 나가지도 않았다"고 했다. 즉 계약에 신경쓰지 않고 시즌에 집중하며 할 일을 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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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7경기에서 7승11패, 평균자책점 4.44로 잠시 주춤한 그는 2022년 4월에 2023년과 2024년을 묶은 2년 1800만달러에 2025년 구단 옵션 700만달러의 조건에 연장계약을 맺은 뒤 그해 33경기에서 13승8패, 평균자책점 3.37, 177탈삼진을 올리며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애리조나로서는 특급 투수 반열에 오른 켈리를 옵션까지 포함해 3년을 묶어놨으니 횡재를 한 셈이었다.
2023년 WBC 미국 대표팀으로 참가하며 국제적으로도 주목받은 그는 정규시즌서 12승8패, 평균자책점 3.29로 기세를 이어갔다. 이어 생애 첫 포스트시즌에도 나가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서 7이닝 3안타 9탈삼진 1실점의 눈부신 투구로 승리투수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하지만 잘 나가던 켈리는 작년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4월 중순 오른쪽 어깨에 이상이 생겨 부상자 명단에 올라 8월까지 약 4개월을 재활에 매달린 것이다. 8월 12일 복귀해 시즌 끝까지 던졌지만, 들쭉날쭉했다. 결국 13경기에서 5승1패, 평균자책점 4.03을 마크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애리조나는 2025년 구단 옵션을 곧바로 실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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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는 번스의 가세로 선발진이 더욱 탄탄해졌다. 번스, 갤런, 켈리,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브랜든 파트, 조던 몽고메리, 라인 넬슨 등 선발진이 양과 질에서 리그 최강급이 됐다. 켈리의 위치는 3선발이다.
AZR는 '번스가 로테이션에 합류한 애리조나는 갤런 또는 켈리를 이전처럼 필사적으로 붙잡겠다는 마음은 없을 것이다. 따라서 두 투수와 계약할 자금을 마련할 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했다.
결국 부상없이 풀타임을 던져야 자신의 목표대로 3년 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켈리는 "애리조나는 내 마음에 항상 특별한 곳으로 남을 것이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던지고 싶다"고 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