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박준우가 좋다. 선발보다는 불펜 쪽에서 쓰려고 했는데, 공이 너무 좋아 고민이다."
퓨처스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스스로를 가다듬었다. 1군 등판은 시즌 말미인 9월 확장엔트리 때 콜업돼 2경기 2이닝을 던진게 전부다.
하지만 야구 외적인 존재감은 이미 하늘을 찔렀다. 에스파 카리나의 사직구장 시구 때 투구를 가르쳤고, 이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긴 머리를 찰랑대는 카리나 코스프레를 선보여 야구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올해 박준우의 가장 큰 포인트는 직구 구속이 빨라졌다는 점.
사이즈를 두고 잠재력이라 이야기되던 투수들은 많다. 또 실제로 구속은 끌어올리는데 성공한 투수들도 있다.
하지만 빠르지 않던 구속을 성장시키면서도 이를 실전에 쓸 수 있을 만큼 가다듬는 경우는 보기드물다. 박준우는 자신의 잠재력을 꾸준한 노력을 통해 현실로 만들어가나고 있다.
박준우의 구속은 당초 140㎞ 안팎으로 불렸다. 대신 제구가 좋고 안정감이 있는 투수로 꼽혔다.
|
날이 더워지면 좀더 구속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박준우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2월이니까, 제 생각엔 더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점점 더 세게 던질 수 있게 됐다. 스윙도 좋아지고, 몸도 올라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만 응원이 워낙 압도적이라 엄청 긴장했다. 또 야구장 실전을 작년 9월 이후 처음 경험하는 거라 주눅든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갑자기 나가면 긴장될 것 같아서. 팔을 나가서 응원 소리 들으면서 풀었다. 처음에는 엄청 떨었는데, 던지다보니 괜찮아졌다. 하다보니 약간 리듬도 타고 즐기면서 던졌다."
|
원체 투구 패턴이 빠르고 경쾌한 편이라 올해부터 적용되는 피치클락에서도 자유롭다. 일찌감치 피치컴 사용에도 익숙해졌다. 박준우는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썼다. 사인 주고받는게 편해져서 좋다"며 웃었다. 오히려 남는 시간에 타자들의 템포를 흐트러뜨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속내도 전했다.
지난 16일 청백전에서도 박준우는 사령탑의 중용을 받았다. 선발 데이비슨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을 소화하며 3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김태형 감독이 선발 혹은 스윙맨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구 슬라이더 포크볼을 섞어 던진 가운데, 직구 최고 구속은 146㎞였다.
"목표는 선발투수지만, 선발이든 불펜이든 1군 경기에 내보내만 주신다면 감사하다. 부르시는 대로 '네' 하고 멋지게 던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