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안한가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2-18 20:36 | 최종수정 2025-02-19 06:40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14일 프리미어12 야구대표팀이 대만 타이베이 티옌무구장에서 쿠바와 경기를 펼쳤다. 2회 2사 만루. 만루포를 터트린 김도영. 타이베이(대만)=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11.14/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완전체를 이룬 WBC야구대표팀 선수들이 2일 오후 고척 스카이돔에서 첫 공식 훈련을 펼쳤다. 대표팀 이정후, 에드먼. 김하성이 취재진을 향해 눈길을 보내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2023.03.0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1년이 남았다. 야수는 메이저리거를 중심으로 한 초호화 라인업이 기대되는 가운데 투수는 여전히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한국은 2023년 3월 열린 '2023 WBC'에서 1라운드 조별리그 탈락의 굴욕을 맛봤다. 2013, 2017년 대회에 이어 3연속 1라운드 탈락이었다. 당시 한국은 일본, 호주, 중국, 체코와 조별리그 B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일본에 패하고, '복병' 호주에도 패하는 바람에 2승2패 조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일본이 4승으로 1위, 호주가 3승1패로 2위에 올랐다. 한국은 약체 중국과 체코를 잡고 2026년 WBC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2023 WBC는 투수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 외야수 김현수(LG 트윈스), 포수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많이 의지하고 의존했던 베테랑들에게 여전히 기대가 큰 대회였다. 또 1라운드의 문턱을 넘지 못하자 대표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고, 충격 속에 김광현과 김현수는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역이자 대표팀 황금 세대의 막내인 김광현과 김현수가 태극마크를 반납하면서 급속도로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었다. KBO는 2026 WBC를 대비한다는 명목 아래 나이 20대 초중반 어린 선수들을 대거 대표팀에 발탁하면서 국제대회 경험을 쌓도록 했다.

세대교체 시도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성과로 이어지긴 했지만, 2024 WBSC 프리미어12에서 1라운드 조별리그 탈락에 그치면서 또 한국 야구 위기론이 나왔다. 프리미어12는 한국이 2015년 초대 우승, 2019년 준우승 등 꾸준히 성과를 냈던 대회였기에 충격이 더 컸다. 한국에 난적이긴 해도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에 패한 게 결정적 탈락 요인이었고, 대만은 일본마저 꺾고 대회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시아 야구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대표팀이 6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오릭스와 공식 평가전을 가졌다. 8회말 유격수로 나선 한국 김혜성이 수비를 펼치고 있다. 오사카=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3.06/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23일 고척돔에서 열린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소집 훈련, 노시환과 강백호가 캐치볼 훈련을 하고 있다. 고척=최문영 기자deer@sportschosun.com /2023.09.23/
WBC는 메이저리거들이 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국제대회다. 내야수 김하성(탬파베이 레이스)과 김혜성(LA 다저스)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이변이 없는 한 대표팀에 승선할 전망이다. 2023년 대회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던 토미 현수 에드먼(다저스)도 유력 후보다. 여기에 지난해 KBO리그를 장악한 MVP 김도영(KIA)까지 가세하면 꿈의 라인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꽤 강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강백호(kt 위즈)와 노시환(한화 이글스) 등 장타를 책임질 선수들도 올해 반등을 노래하는 상황이다.

불안 요소는 마운드에 있다. 2026년이면 나이 39살이 되는 류현진(한화)의 국가대표 복귀가 거론될 정도다. 한국은 사실 2024 프리미어12에서도 타선의 화력은 나쁘지 않았다. 선발 야구를 하지 못한 게 뼈아팠다. 문동주(한화)와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박세웅(롯데 자이언츠) 등이 부상과 훈련소 입소 등을 이유로 이탈한 게 컸다. 한 경기에 최소 5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아무도 없었다. 박영현(kt) 정해영(KIA) 유영찬(LG) 김택연(두산) 김서현(한화) 조병현(SSG) 등으로 구성된 불펜은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도 반복해서 5회 이전에 무너지는 마운드를 지키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

류지현 대표팀 신임 감독은 남은 1년 동안 에이스를 발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상을 회복한 문동주가 가장 유력한 후보다. 지난해 15승 다승왕 듀오 곽빈(두산)과 원태인의 성장세도 지켜볼 포인트다. 토미존 수술을 받고 재활하면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태극마크를 달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안우진은 현재 KBO리그 투수 가운데 최고 구위로 인정받는다. 학교폭력 징계 여파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하고 있는데, 징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WBC에는 한번쯤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다.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한국에서 사상 최초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1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한국야구대표팀이 스페셜매치를 펼쳤다.
대표팀 선발 문동주가 1회 를 마치고 들어오고있다. 고척=정재근 기자cjg@sportschosun.com/2024.03.17/

'도영·하성·정후·혜성' 역대급 꿈의 라인업, 그런데 왜 '韓 야구' 불…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KBO리그 SSG와 키움의 경기가 열렸다. 힘차게 투구하고 있는 키움 선발 안우진.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3.08.31/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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