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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6살 위 언니를 보며 키운 비행기 승무원의 꿈을 접고 택한 꿈, 벌써 8년이 지났다. 그사이 '울산 큰애기'는 대전의 딸을 거쳐 대만의 '미미'로 거듭났다.
롯데 자이언츠와 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친선경기 2연전이 열린 타이베이돔. 치어리더 조연주는 동료 남민정과 함께 현장을 찾았다.
CPBL은 일본프로야구(NPB)와 한국프로야구(KBO) 대비 가장 마이너한 리그로 평가된다. 최근 프리미어12 우승으로 대만 야구의 위상이 올라갔다 한들, 단기간에 뒤집긴 힘든 격차다.
하지만 치어리더 업계에서만큼은 메이저리그 그 자체다. 2023년 이다혜를 시작으로 안지현 변하율 이아영 조연주 등에 이어 지난해 '삐끼삐끼'로 대박을 친 이주은까지, 국내 최고 치어리더들의 대만 진출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왜 치어리더들은 대만으로 향할까. 대만에서 직접 뛰고 있는 조연주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한국과는 여러모로 다른 환경이다. 활동도 좀더 재미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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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만프로야구에서 치어리더란 팀을 대표하는 얼굴이자 간판스타다. 구단이 개별 치어리더의 영입에 직접 나선다. 치어리더 자체가 연예인의 일종이고, 인기 가수나 배우가 치어리더로 활약하기도 한다. 한국의 아이돌처럼, 치어리더로 쌓은 유명세를 통해 가수나 배우로 발돋움하는 케이스도 흔하다.
때문에 유명한 치어리더를 두고 영입 경쟁도 심하다. 라쿠텐 몽키스는 2023시즌이 끝난 뒤 인기 치어리더 이다혜와 린샹이 함께 웨이취안 드래곤스로 이적하는 바람에 시즌권 취소가 줄을 잇는 난감한 상황도 겪었다고.
한국과는 다른 응원문화도 이유가 된다. 대만에는 '원정응원'이 없다. 1,3루에 배치된 응원단상을 모두 홈팀이 사용한다. 경기내내 응원단상을 비우지 않고 수비 때는 투수, 공격 때는 타자를 응원한다. 그래서 치어리더의 수가 많아야한다. 한 경기에 20명 가량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른다.
홈경기 때는 팬들에게 노출되는 시간이 길고, 원정경기를 따라다니지 않으니 일정에도 여유가 있다. 한국보다 높은 연봉 외에도 유명세와 스타성을 활용하는 다른 활동을 할 시간이 충분하다. 치어리더 입장에서도 대만에 올 이유가 차고 넘치는 셈. 조연주 역시 치어리더 외에도 게임 광고와 예능 출연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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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팬들과의 첫 만남에서 에스파의 '아마겟돈'으로 솔로 무대를 했다. 구단에서 '이번에 새로운 치어리더를 영입했다'하고 쇼케이스처럼 마련한 자리였다. 3일 동안 잠도 안자고 준비한 공연이었는데,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인 것 같다. 끝나고 대만 기자분들하고 인터뷰 하면서 엉엉 울었다."
조연주의 소속사 투에스 스포테인먼트는 이번 겨울 걸그룹 콘서트 느낌의 팬미팅을 갖기도 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800석을 준비했는데, 3초만에 매진됐다"고 설명했다.
조연주는 한동안 중단했던 유튜브를 대만 이적 후 다시 시작했다. 한국-대만 팬들을 아우르는 접점을 찾고, 대만의 곳곳을 소개하는 홍보대사 역할도 맡고 있다. 남자배구 우리카드를 통해 한국 활동도 계속하고 있다.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께 감사하다.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