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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보스턴 레드삭스 라파엘 데버스가 자신의 포지션인 3루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보스턴이 거물급 FA 3루수 알렉스 브레그먼을 영입하면서 데버스가 발끈한 것이다.
그런데 브레그먼은 3루수다. 기존 데버스의 포지션이다. 데버스는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이후 줄곧 주전 3루수로 활약했다. 2년 전에는 10년 3억1350만달러(약 4526억원)에 연장계약까지 했다. 보스턴을 대표하는 간판타자다. 브레그먼 역시 2020년 이후 3루수로만 뛰었다. 작년에는 3루수 골드글러브도 수상했다. 두 선수의 포지션이 겹친다.
누군가는 3루를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데버스는 그럴 생각이 없다. 그는 특히 지명타자로 변신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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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버스는 최근 4년 동안 시즌 평균 32홈런, 타율 0.279를 때렸다. 타격은 데버스가 우위다. 더구나 나이도 데버스가 2살 어리다. 보스턴으로서는 데버스의 계약 규모와 공격력을 감안해 3루수를 계속 맡는데 대한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데버스는 지난 주말 크레이그 브리슬로 야구본부장 및 알렉스 코라 감독과 만나 이 주제를 놓고 논의를 했다는 자체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데버스는 "난 사람들의 말을 잘 믿는 스타일이다. 진심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이 그런 제안을 한 것에 너무 놀랐다"며 "이런 게 모두 비즈니스 측면으로 우리 모두 팀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해야 한다는 걸 잘 아는데, 이것은 비즈니스로 봐도 옳은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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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코라 감독은 "로스터 구성을 위해, 미래를 위해 내려지는 결정은 팀을 가능한 한 최고의 전력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데버스는 자부심이 강한 선수다. 우리는 그가 3루수라고 생각한다. 3루수로 훈련을 할 것"이라면서도 "그에 따라 결정을 내릴 것이다. 이것은 브레그먼를 위한 것도, 데버스를 위한 것도, 나를 위한 것도 아니다. 오로지 팀에 이득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얘기인데, 누군가는 3루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심각한 문제로 커질 수 있다. 코라 감독은 "브레그먼은 2루 또는 3루, 데버스는 3루 또는 지명타자를 맡을 수 있다"며 향후 두 선수의 포지션 구상을 밝혔다.
이에 대해 ESPN은 '유망주 순위 26위인 크리스티안 캠프벨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되면 2루수를 맡을 수 있다. 그러면 브레그먼이 3루를 보고, 데버스가 지명타자로 이동할 것'이라며 '캠프벨이 트리플A에서 시즌을 보낸다면 일단 브레그먼이 풀타임 2루수가 될 공산이 크다'고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