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츠 우승? 그건 네 의견일 뿐" 이젠 원수지간 됐나? 저지, 전화번호 바꾼 소토에 라이벌전 예고

노재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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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2-18 09:31


"메츠 우승? 그건 네 의견일 뿐" 이젠 원수지간 됐나? 저지, 전화번호…
뉴욕 메츠 후안 소토가 18일(한국시각)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 클로버파크로 들어서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츠 우승? 그건 네 의견일 뿐" 이젠 원수지간 됐나? 저지, 전화번호…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18일(한국시각)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인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타격 훈련 도중 어딘가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거포 듀오'로 명성을 떨쳤는 두 선수는 지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와 뉴욕 메츠 후안 소토 얘기다. 이제는 우승을 놓고 양보 없는 전쟁을 벌여야 하는 사이로 멀어졌다.

소토가 메츠의 우승 가능성이 높아 양키스를 떠났다는 설명에 대해 저지가 반박했다.

ESPN은 18일(이하 한국시각) '애런 저지는 후안 소토가 라이벌 뉴욕 메츠와 계약한 사실에 대해 그리 놀라지는 않았지만, 우승 경쟁에서 좀더 유리한 팀에 관해서는 그와 의견을 달리했다'고 보도했다.

소토는 지난해 12월 FA 협상을 하면서 메츠와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파이널리스트로 올려놓고, 15년 7억6500만달러를 최종 오퍼한 메츠의 손을 들어줬다. 소토는 16년 7억6000만달러를 최종 제시한 양키스에 개인 및 가족 경호, 홈구장 럭셔리 박스 및 스위트룸 제공, 모친의 원정 의상비 등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메츠로 마음을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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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런 저지(왼쪽)와 후안 소토는 작년 양키스에서 역사상 최고의 듀오로 활약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소토는 지난해 12월 13일 시티필드에서 가진 입단 기자회견에서 메츠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다른 구단들도 메츠처럼 나에게 정성을 보여줬고 편하게 해줬다. 최종 결정의 날, 우리는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모든 가능성을 봤고, 다른 구단들은 무엇을 하려는지를 봤으며 그 구단들이 앞으로 15년 동안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를 봤다"며 "결국 이곳 메츠에서 뭔가를 이룰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계약기간 15년 동안 몇 번이 됐든 메츠가 양키스, 토론토 등 다른 구단들보다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해 선택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저지는 이날 스프링트레이닝 캠프인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인터뷰를 갖고 "그건 소토의 의견일 뿐이다. 그는 원하는 말을 다 할 수 있다"면서 "명백히 밝히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좋은 구단으로 간 것은 맞다. 소토를 갖는다는 것도 좋은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츠 우승? 그건 네 의견일 뿐" 이젠 원수지간 됐나? 저지, 전화번호…
애런 저지가 타격 훈련 도중 활짝 웃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저지가 이처럼 소토를 향해 승부욕을 드러낸 것은 FA 협상을 하는 동안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소토는 휴대폰 번호를 바꿔 양키스 선수들과의 문자는 물론 통화 가능성을 아예 차단했다. 지난해 한 시즌 동안 자신의 앞타자로 활약한 소토에 대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특별한 선수(one of a kind, a special player)"라고 극찬했던 저지도 섭섭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저지는 "(소토의 이적이)그렇게 충격적이지는 않았다. 메츠는 그가 원하던 곳이고, 그와 그의 가족에게 최적의 구단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근사한 계약을 했다. 다시 말해 그 부분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나는 괜찮다"며 덕담을 건넸다.

양키스는 지난해 2009년 이후 1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올랐으나, LA 다저스에 1승4패로 무릎을 꿇고 준우승에 머물렀다. 5차전서 상대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플라이를 중견수 저지가 잡았다 놓치는 어이없는 실책을 저질렀고, 그것이 빌미가 돼 6대7로 패하며 그대로 시리즈가 종료됐다.

저지는 "우승하러 갔다가 실패하는 것은 아예 가지 않는 것보다 훨씬 더 나쁜 일이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은 의욕이 가득하다. 준비돼 있다"며 각오를 드러냈다.

소토의 이적으로 양키스는 외야 수비 라인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양키스는 오프시즌 동안 코디 벨린저와 폴 골드슈미트를 영입해 공수에서 소토의 공백을 충분히 메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의 벨린저가 중견수를 보고, 저지가 우익수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달 딸을 얻은 저지는 "아이가 자라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야구를 하면서 아이에게 특별한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참으로 멋진 일이 될 것"이라며 의욕을 드러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메츠 우승? 그건 네 의견일 뿐" 이젠 원수지간 됐나? 저지, 전화번호…
애런 저지가 스타인브레너필드에서 배팅케이지 안에 들어가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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