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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두 차례 큰 수술을 딛고 마운드로 돌아오는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트레이닝 첫 불펜피칭을 성공적으로 소화하자 미일 현지 매체들이 강한 기대감을 표시하고 나섰다.
오타니는 이날 피칭을 하면서 연신 코치들과 의사를 주고받고 스피드건을 체크하며 구위를 점검했다. 구속을 물어보고 공의 움직임에 관한 의견도 들었다. 로버츠 감독은 "자신이 던진 공이 어떤지 매우 잘 알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이 수치로 어떻게 나오는지 비교하더라"고 전했다.
고무적인 것은 역시 스피드. 첫 불펜피칭서 최고 94마일까지 나왔다면 수술 이전인 2023년 스피드를 되찾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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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오타니의 구속은 최고 101.1마일 평균 95.6마일이었다.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10경기를 던진 2018년에는 최고 101.1마일, 평균 96.7마일이었다. TJS 후 구속이 떨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런데 투수로 정점을 찍은 2022년에는 최고 101.2마일, 평균 97.3마일을 나타냈다.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과 비교하면 평균 구속이 0.6마일이 빨라진 것이다. 2023년에는 최고 101.2마일, 평균 96.8마일이었다.
다만 이번에는 두 번째 TJS 이후다. 투수로서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타니도 지난해 말 일본 매체 NHK 인터뷰에서 "또 부상을 입어 수술을 하게 되면 1년 6개월 동안의 재활이 더 힘들어진다. 투수로는 더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번 피칭 재활은 상당히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작년 10월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어깨만 다치지 않았다면 올해 개막전 등판이 가능한 페이스였던 오타니는 실전 등판을 좀더 미루면서 재활 기간을 늘렸다. 로버츠 감독은 5월 복귀를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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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3월 18~19일 도쿄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개막 시리즈부터 지명타자로 출전한다. 그리고 미국으로 다시 건너가면 3월 28일부터 본격적인 페넌트레이스에 들어간다. 4월 초면 피칭 재활이 실전 단계에 돌입하는 시점이다.
보통 수술 또는 큰 부상을 겪은 투수는 마이너리그 경기에 등판해 재활 최종 점검을 거친 뒤 메이저리그에 복귀한다. 하지만 오타니는 마이너리그로 갈 수 없다. 타자로 다저스 타선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ESPN이 전례가 없는 피칭 재활이라고 한 이유다.
마크 프라이어 다저스 투수코치는 ESPN에 "매우 독특한 재활 상황이지만 우리는 즉시 해야 할 일이다. 오타니는 작년에 이미 타자로 출전하면서 피칭 재활을 진행했다. 적어도 타자 측면에서는 꽤 순조로웠다. 이번 재활도 그런 종류가 될 수 있다. 좋은 점은 오타니가 자신의 기술에 정말 헌신적이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말 세심하다는 것이다. 그는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들에 대해 매우 잘 소통하고, 그래서 우리는 민첩하게 대응하고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오타니는 3월 말부터 4월까지 마이너리그 경기가 아닌 시뮬레이션 게임에 5~6일마다 등판해 실전 피칭 감각을 끌어올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