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긴장까진 아니고, 진짜 좋은 타자 될 것" 캡틴의 예언, '데뷔전 3안타' 발 빠른 '고교 강백호' 본격 시동[오키나와리포트]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2-15 21:17


"아직 긴장까진 아니고, 진짜 좋은 타자 될 것" 캡틴의 예언, '데뷔전…
14일 청백전 안타 치는 함수호.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재현 김영웅을 뽑았던 2022년 이후 상위 야수픽 승부수를 던졌던 삼성 라이온즈. 핵심은 '내야 세대교체 완성+라이온즈파크 맞춤' 픽이었다.

2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줄줄이 야수 픽을 했다. 심재훈 차승준 함수호가 주인공.

좌투좌타 함수호(19)는 이중 유일한 외야수다. 대구 상원고 출신으로 1라운더 투수 배찬승과 함께 연고를 대표할 투타 유망주.

함수호는 고교 최고의 슬러거였다.

상원고 시절 13개의 홈런을 날렸다. 장타율이 0.580에 달한다. 3학년 때는 30경기에서 7개의 홈런을 쳤다. 39타점을 쓸어담을 만큼 찬스에도 강하다. 장타율이 무려 0.623.

타격 폼이 얼핏 봐도 강백호다. '고교야구 강백호'라 불렸다. 힘을 모아 공을 쪼갤듯 강하게 스윙한다. 프로적응만 잘 하면 라이온즈파크에 딱 어울리는 왼손 거포로 성장이 기대된다.

그에게 삼성 지역 연고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캡틴 외야수 구자욱(32)은 프로 무대에서 성장 루트를 고스란히 밟고 싶은 롤모델이다.

알고 싶은 것도 많고, 물어봐야 할 것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하늘 같은 선배라 어렵기만 하다. 오키나와 1군 캠프에 막 합류한 구자욱에게 함수호에 대해 물었다.


"뭐, 아직까지는 제가 좀 어렵나 봐요(웃음). 저도 좀 더 다가가야겠죠. 함수호 선수랑은 같은 외야수라 연습 때 같이 얘기도 좀 하고, 또 같은 조에서 방망이를 치기도 하면서 대화를 나눴어요. 너무 긴장을 많이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농담도 한 번씩 하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직 긴장까진 아니고, 진짜 좋은 타자 될 것" 캡틴의 예언, '데뷔전…
함수호의 떡잎에 주목한 구자욱.
지난해 9월28일 '루키스데이'에서 "구자욱 선배님을 긴장하게 만들겠다"던 넘치던 패기는 과연 어디로 사라진걸까.

함수호의 당시 '도발'에 대선배 구자욱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긴장하게 만들어 준다고 하던데 긴장은 아직 안 되는 것 같고요(웃음). 그래도 타격에 대한 자세는 엄청 좋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좋은 타자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캠프에서 많은 걸 보여줘야 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마음껏 자유롭게 플레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루키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후배의 등장. 보는 것 만으로도 흐뭇하다.

2012년 2라운드 12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구자욱은 상무에서 빠르게 병역의무를 마친 뒤 2015년 0.349의 타율에 11홈런, 17도루로 신인왕을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호타준족 외야수로 발돋움한 바 있다.


"아직 긴장까진 아니고, 진짜 좋은 타자 될 것" 캡틴의 예언, '데뷔전…

"아직 긴장까진 아니고, 진짜 좋은 타자 될 것" 캡틴의 예언, '데뷔전…
4회 안타를 치고 나간 두 ㅣ이해승의 안타 때 선취 득점을 노렸지만 태그아웃되는 함수호.
함수호는 대선배의 칭찬 속에 프로데뷔 첫 실전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백팀 6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 4타수3안타 2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2회 1사 후 첫 타석에서 좌완 이승민을 상대로 초구부터 적극적인 타격으로 중전안타를 뽑아낸 함수호는 김태근과 이해승의 연속 안타 때 선취 득점을 노렸지만 간발의 차로 태그아웃됐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이번에는 정민성과 신중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김태근의 안타 때 3루 진루에 성공한 함수호는 이해승의 병살타 때 홈을 밟아 팀의 선취득점을 올렸다.

루키 답지 않은 상황에 맞는 타격이 돋보인 순간.

1-0으로 앞선 6회 1사 후에는 박주혁의 3구째 바깥쪽 변화구를 가볍게 밀어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3안타 째를 완성했다.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타격자세에 상황에 따라 신중함도 갖춘 데다 어느 코스 공이든 컨택할 수 있는 능력치도 보여줬다. 파워히터지만 고교 시절 19도루를 기록할 만큼 발도 빨라 호타준족 외야수로 성장해갈 주목해야 할 유망주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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