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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명불허전이었다.
3-1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 등판한 배찬승은 3타자를 모두 2루땅볼로 돌려세웠다.
총 투구수 8개 중 포심 5개, 슬라이더 2개, 커브 1개. 최고 구속 150㎞란 숫자가 전광판에 선명하게 찍혔다 .
청팀 톱타자 김지찬에게 밧맞은 땅볼 타구를 허용했지만 우익수 쪽으로 빠져나가는 코스. 동기생 신인 2루수 심재훈이 잘 쫓아가 빙글 돌며 역동작으로 1루에 뿌려 발 빠른 김지찬을 잡아냈다. 이어진 김성윤과 윤정빈 두 좌타자를 2루땅볼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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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기우였다. 공에는 힘이 넘쳤고, 제구도 이상적이었다. 강한 공임에도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가 없었다. 선배 타자들이 좀처럼 배트 중심에 정타를 맞히지 못한 이유.
삼성 박진만 감독의 시즌 구상 속에 이미 들어가 있는 선수.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가 불펜에 없는 상황 속 배찬승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다.
실전 첫 등판부터 두둑한 배짱투를 선보인 배찬승. 시즌을 앞두고 벌써부터 기대가 커지고 있다. 경기를 마친 배찬승은 "첫 실전 등판이지만 떨리는 건 없었다. 내가 할 것만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코너코너 제구에 최대한 신경을 쓰며 집중해 던졌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150㎞의 강한 공을 던진 비결에 대해 "작구 제구가 잘 되다 보니 구위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빅게임 피처'로서의 성장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신인이고 첫 등판이라 부담이 될 법도 한데 잘 던졌다. 본인의 공을 실전에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 배짱이 있다. 기대감이 크다"고 엄지를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