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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우, 박진 공이 요즘 너무 좋아."
박진의 가치는 국제전에서 더욱 빛났다.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대만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과의 친선경기 2차전.
선발 김진욱이 1이닝 만에 교체됐다. 2회 무사 만루 상황에서 사령탑의 인내심이 다했다.
그래서 다음 투수로 박진이 투입됐다. 2019년 2차 4라운드(전체 38번)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프로 6년차 우완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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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도 박진의 호투는 놀라웠다. 갑작스런 등판, 무사 만루라는 절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첫 타자 리쫑시엔을 희생플라이로 잡아내 실점을 최소화했고, 다음 타자 쏭청뤠이를 병살 처리해 롯데 벤치를 환호케 했다.
이어 3~4회는 잇따라 출루 없이 퍼펙트로 마무리. 내용도 내야 땅볼과 삼진, 외야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이날 최고 144, 평균 140㎞의 묵직한 직구로 대만 타자들을 압박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을 섞어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진짜 부산사나이답게 상대를 두려워하지 않는 배짱 좋은 투구가 돋보였다. 3이닝 동안 투구수는 25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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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인상적인 호투로 박진은 올시즌 선발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롯데는 반즈-데이비슨-박세웅까지 3선발이 확고하고, 4선발로 김진욱이 유력했다. 5선발은 나균안-한현희 등 베테랑들의 경쟁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만 2연전에서 박진과 박준우가 호투한 반면 다른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사령탑의 마음이 흔들리고 있다.
타이베이(대만)=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