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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40홈런 고지를 정복하며 홈런왕에 등극할 수 있을까. 도루를 줄이고 홈런이 급증한 '강정호 사례'를 보면 충분히 가능하다.
지난 시즌 KBO리그를 폭격한 김도영이 올해에는 과연 어떤 활약을 펼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워낙 괴물 같은 성적을 남겼기 때문에 더 좋은 기록을 바란다면 욕심이다. 유지만 해도 대박이고 조금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호타준족 이미지가 강한 김도영이 순수 거포로 진화한다면 어떨까.
김도영은 지난해 최정(SSG) 보다 홈런을 1개 더 많이 쳤다. 최정은 홈런왕 3회에 빛나는 리그 대표 슬러거다. 김도영도 도루를 많이 해서 그렇지 홈런왕급 장타자다.
김도영은 KIA에서 2009년 이후 나타나지 않은 '홈런왕'이 될 수 있다. KIA의 마지막 홈런왕은 2009년 김상현이다. 또한 2018년 44홈런 김재환(두산) 이후 7년 만에 '토종 40홈런' 타자도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40홈런-40도루, 50홈런-50도루를 다 하면 좋겠지만 어렵다.
대신 도루를 포기하면서 홈런이 급증한 사례가 꽤 많다. 강정호는 2012년 25홈런 21도루를 기록했다. 2013년에도 22홈런에 15도루를 기록했다. 2014년 강정호는 도루를 3개로 줄이면서 홈런이 40개로 급증했다. 최정 또한 2012년과 2013년 연속 20-20(26홈런 20도루, 28홈런 24도루)을 달성한 호타준족이었다. 2016년 40홈런을 쏘아올리며 생애 첫 홈런왕이 됐을 때 도루는 단 1개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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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에서 도루는 '가성비'가 떨어지는 공격루트로 인식된다. 베이스 하나를 공짜로 얻을 수 있지만 체력 소모가 크고 부상 위험이 높다. 아웃카운트도 하나를 담보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다.
장타력이 부족한 선수들의 경우 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주루플레이가 활용된다. 애초에 파워 툴을 갖춘 선수라면 굳이 무리를 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2024년 메이저리그에서 58홈런 10도루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공격생산성을 나타내는 세이버매트릭스 지표 wRC+ 218을 나타내며 54홈런 59도루로 wRC+ 181을 찍은 오타니 쇼헤이(LA다저스)를 훌쩍 앞섰다.
김도영도 아예 '홈런 타자'로 방향을 잡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